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서울 전시회 '상상을 찍는 작가, 에릭 요한슨 사진전'


'상상을 찍는 작가, 에릭 요한슨 사진전 EP2'가 여의도 63아트에서 개최 중이다. 이번 전시는 에릭 요한슨의 최신작과 새로운 미디어 아트, 포토존이 설치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나는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에릭 요한슨은 관객들이 남다른 시선과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작품들을 창조하고 있다. 그렇다고 동화책이나 판타지영화에나 나올 법한 세계만을 그리지는 않는다. 'Full Moon Service, 2017'이나 'Cumulus & Thunder, 2017', 'Daybreaker, 2018'와 같은 사랑스러운 상상력이 가미된 작품이 있는 반면 'Go Your Own Road, 2008', 'Demand & Supply, 2017'와 같은 진취적이고 풍자적인 생각들로 갖춰진 작품들도 있다. 특히 'All We Have Now, 2021'는 정말 아름다웠다.


'Full Moon Service, 2017'
'Cumulus & Thunder, 2017'
'Daybreaker, 2018'
'Soundscapes, 2015'
'All we have is now, 2021'


에릭 요한슨은 직접 작업에 필요한 사진을 찍고 그것들을 포토샵으로 결합해 초현실을 묘사해내는 작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각 작품별 작업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도 함께 전시돼 흥미를 돋운다.


작가가 영감을 받은 화가로는 르네 마그리트, 살바도르 달리, 마우리츠 에셔가 있다. 이들 모두는 대중에게도 익숙한 초현실주의 화가들이다. 세 명의 작가들이 그림으로써 초현실, 비현실을 그려냈다면 에릭 요한슨은 사진과 합성으로 다른 세상을 그려냈다는 기법의 차이가 있다.


에릭 요한슨은 현실에 없는 오브제들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한 것으로 표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 이유는 그의 작품 속 배경과 구성 요소들 모두는 현실에 존재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가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들을 찾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한다. 스웨덴, 체코 공화국 등에서 멋진 환경을 찾기 위해 걷고 또 걷는 그의 모습은 전시회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가가 영감을 받는 요소들은 현실적인 것들에 있다. 자연과 타 에술가들의 작품들 등 주변의 모든 것들로부터 영감을 얻는다는 에릭 요한슨. 물론 음악과 같은 무형의 가치로부터도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것들은 우리들 모두의 주변에도 존재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같은 것도 남다르게 보는 시선'일 것이다.


"이것은 사실상 순간을 담는 것보다 아이디어를 캡처하는 것의 문제이다."


작가의 말이다. 사진이라고 하면 단순히 보이는 것들을 담는 활동에 그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순간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그것들을 작품 활동으로 잇는 것이 예술가들의 남다른 능력이라 볼 수 있다.


에릭 요한슨이 대단한 이유는 사진 촬영 기법이나 그래픽 활용법은 모두 독학으로 터득했다는 점이다. 공학도였다는 그는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엔지니어 일을 그만 두고 사진 예술가로서 전념하기 시작했다. 15세쯤부터 디지털카메라를 갖고 놀았다는 그는 찍혀진 사진에 무언가를 더하고 싶었다고 한다. 컴퓨터로 사진의 색감을 바꾸고 오브제들을 합성하는 등 기본적인 수정, 조작 활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거기에 재미를 붙이면서 예술가의 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에릭 요한슨 전시 관람이 이번이 세 번째인데도 볼 때마다 흥미롭다. 매번 아이디어와 작업 능력에 감탄한다.


63아트는 전시 뿐 아니라 서울의 경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인기다. 전시는 10월 30일까지 열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강풍 부는 날의 꽃지해수욕장, 그리고 게국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