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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무가’ 리뷰,
세상 힙(HIP)한 굿판!

영화와 책, 여자의 시선에서 보다



‘대무가’는 신(神)빨 떨어진 세 명의 무당들이 전설의 '대무가' 비트로 뭉쳐 프리스타일 굿판을 벌이는 영화로, 신박하고 신명난다. 힙한 굿판에서 뛰어노는 캐릭터들의 활약은 지금껏 본 적 없는 병맛과 B급 재미를 선사한다.

박성웅, 양현민, 류경수가 펼치는 굿판은 힙하다. ‘대무가’는 민속신앙과 힙합씬이 결합된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속내를 속사포로 후련하게 쏟아내는 모습은 굿판에 접하지 못한 이들에게도 힙합 경연 프로그램 속 장면 같은 익숙함을 전한다. 근심과 고민을 떨쳐내기 위한 굿판은 흡사 청춘들의 욕망과 바람, 한이 쏟아지는 힙합 무대 같기도 하다.

영화에 흥을 더한 요소는 단연 OST. 넉살, 타이거JK, MC메타가 참여한 메인 OST는 절로 몸을 들썩이게 만든다. 리드미컬한 오프닝이 영화의 즐거움을 이끌고, 코믹함 속의 진지한 이야기가 현실을 되짚어보게 만든다.

흥미로운 점은 무당 굿을 배우는 청춘들의 사연을 담았다는 것. 돈벌이를 위해 무당이 되려고 하는 서툰 '신남'(류경수)과 예비 무당 '청담도령'(양현민)의 대립이 웃픈 상황을 유발한다. 여기에 전설의 무당 '마성준'(박성웅)과 재개발 7구역을 노리는 빌런 '손익수'(정경호)의 갈등이 흥미로움을 자극한다.



사건은 신남을 찾아온 의뢰인 '정윤희'(서지유)의 굿을 하는 날 발생한다. 신남은 무당학원에서 영험함을 지닌 '대무가'의 비밀을 전수받아 연습한 끝에 굿을 하는 도중 접신하게 되고,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고 실종된다. 신남은 재개발 구역을 손에 쥐고 있는 손익수 범죄의 피해자가 되고, 청담도령은 신남을 찾아 나선다. 이렇게 영화는 굿판에서 재개발과 계약서에 관련된 이야기로 확장되면서 인물들을 모으고 굿판의 향연으로 나아간다.


능글맞은 박성웅의 얼굴은 새롭지만 찰떡이다. 빌런으로 변신한 정경호는 등장할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새침한 매력의 양현민, 어리숙한 사회초년생 그 자체를 연기한 류경수 등 캐릭터들의 연기 밸런스가 좋다.



권선징악의 익숙한 내러티브이지만 굿과 힙합의 결합이 빚어낸 새로운 퍼포먼스는 ‘대무가’만이 지닌 독보적인 매력이다. 코미디와 현실적인 이야기, 흥미로운 볼거리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10월 1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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