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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고 발칙한 성장영화 <텐텐>

길에서 얻은 소중한 가르침(Adrift In Tokyo, 2007)

때론 나쁜 상황 속에 놓인 사람들이 만나 예상치 못한 감동을 주고받기도 한다. 영화 <텐텐>에서는 친부모와 양부모로부터 버림 받은데다, 무려 8년 간 대학생활을 했고, 84만엔이라는 빚을 진 백수청년 후미야와 대부회사 직원이자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후쿠하라가 만난다.



후쿠하라는 후미야에게 자신과 함께 '도쿄 산책'을 나서면 100만엔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후미야는 받아들인다. 그때부터 두 남자의 '엉뚱한 산책'이 시작된다. 그들은 걸으며 산책에 대한 고찰에서부터 가족의 의미를 재고하는가 하면, 추억을 회상하는 등 생의 소소한 행복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기이한 두 사람이 만나 생의 가치를 자각해가는 과정을 다룬 영화 <텐텐>. 밋밋한 플롯이지만, 깨알 같은 유머 코드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좀처럼 지루할 틈이 없다. 나아가 엉뚱하고 발칙한 장면들도 다분히 등장한다.

영화의 감독은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오레오레>, <인스턴트 늪> 등을 연출한 미키 사토시다.  이 작품들을 봤던 관객들이라면, 일련의 유머 코드를 대략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오다기리 죠의 팬이라면, 그의 언행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찰 일이다.



영화는 로드무비 형식으로 전개된다. 목적지에 거의 다다를 쯤엔, 영화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했던 '가족'에 대한 메시지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 관계를 맺어가면서, 또 다른 긴밀한 관계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비슷한 영화로는 <가족의 탄생 (Family Ties, 2006)>, <커밍 홈 (Home, 2013)>, <스타렛 (Starlet, 2012)> 정도가 있다.


일본 특유의 소소하고 소박한 감수성과 유머 속에서 얻어가는 삶의 깨달음. 이것이 <텐텐>만의 매력이다. 도쿄라는 대도시에 등장한 두 이방인의 엉뚱한 산책 여행과 동행하는 동안 성찰하고 성장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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