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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네 멋대로 해라>

자유 그 자체에 대한 영화

장 뤽 고다르의 <네멋대로 해라>는 프랑스 누벨바그 시기를 자 반영한, 그로 인해 영화사의 흐름까지 뒤바꿔놓은 작품이다. 감독과 우정과 경쟁을 나눈 동시기의 명감독 프랑수아 트뤼포는 "고다르 이전의 영화와 이후의 영화가 존재한다"고까지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이 영화는 영화사를 논할 때 빠져서는 안 되는 작품이다. 고다르 이전의 작품들은, 그야말로 '고전영화'들이었다. 문학적이고, 그래서 스토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서사성 짙은 영화들이 많았다. 하지만 고다르는 '형식을 깨뜨린다'. 젊은 청년들의 자유분방함이 영화에서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다. 제목부터 기막히지 않은가? 영화 또한 제목과 걸맞다. 영화 안 뿐만 아니라 시대 또한 자유분방함이 각광받기 시작한 때다.


이 영화가 '멋있는' 이유는, 감독의 첫 장편영화라는 데에 있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이같은 걸작이 탄생했을지도 모른다.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고다르만의 영화'다. 젊은 감독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네 멋대로 해라>는 즉흥적으로 탄생했다. 저예산으로 제작됐기에 배우와 장소 헌팅 모두 가까이의 것들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배우들은 신인이었고, 고다르는 그들에게 촬영 당일 오전에 시나리오를 전달했다. 그야말로 '체계'에서 벗어나 '자유'를 강조한 감독 멋대로 만든 작품인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이 영화에 대해 '올해 최악의 영화'가 될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은 달랐다. 우리가 이 영화를 두고 명작이라 칭하고, 학습한다. <네 멋대로 해라>는 영화 자체에 대해 물음한다. 영화란 삶의 연장선에 있어야 할 게 아닌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완벽히 준비된 스튜디오 시스템과 대중성 있는 소설과 배우들의 협업만이 영화는 아니라는 점을 되새기게 만든다. 이 점을 생각케 만든 고다르는 비평가적 기질을 영화에서도 여과없이 드러낸다.


솔직히, 내러티브 면에서 어떠한 철학적 가를 발견하기는 힘든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 시스템과 시대성을 고려한다면 작중 캐릭터들 또한 '네 멋대로' 식에 가담하는 청춘들이다. 주인공 미셸 푸와가드는 자유를 선망하고, 따라서 욕구에 즉각 반응하는 무법자다. 체계에 갇힌 이들의 시선에서 그는 분명히 괴짜에 제멋대로인 인물이다. 하지만 그 역시 사회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위 모든 의미들을 종합해보면, <네 멋대로 해라>가 확실히 시대성을 반영하고 비판하는 작품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자유와 반항을 반영한다. 현 사회에 대해 불만족을 느끼고 자유를 갈망하는, 아직은 현실을 잘 모르는 주인공을 통해 '누벨바그'를 명백히 '보여주는' 영화 <네 멋대로 해라>. 기존 영화 시스템의 매너리즘에 일격을 가한 멋대로이지만 멋있는 작품이다.


Tip) 좀 더 현대적이며 국민적인 측면으로 조언드리자면, 홍상수 감독 식의 (천연덕스러운)로맨스를 좋아하는 관객들은내러티브 면에서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인공 미셸 푸와가드는 이윤기 감독의 영화 <멋진 하루, 2008> 속 주인공 '병운'과 캐릭터 면에서 흡사하다. 특유의 능청과 천연덕스러움이 우스꽝스럽다. 홍상수 감독의 팬, 영화 <멋진 하루>를 인상깊게 감상한 분들이라면 자신있게 권하고 싶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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