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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존 말코비치 되기>

욕망이 실현되면, 과연 행복할까?

꼭두각시인형 예술가, 크레이그 슈와츠는 가난하다. 수많은 예술가들의 이상이 그러하듯, 대중들의 사랑과 부를 거머쥐길 희망한다. 크레이그 또한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꿈과 재능과는 무관한, 게다가 '기이한' 회사에 취업한다. 그곳에서 크레이그는 신세계와 신경험을 하게 된다.

크레이그가 찾아낸 신세계는 '존 말코비치가 될 수 있는 곳'이다. 캐비넷 뒤의 문을 통과하면 누구든 15분 간 존 말코비치가 될 수 있다. 존 말코비치는 희대의 대스타다. 막대한 부와 인기를 누리는 그를 동경하는 이들은, 기이한 경험을 위해 크레이그를 찾는다. 크레이그와 그의 사업파트너(이자, 크레이그가 사랑에 빠진) 맥신, 크레이그의 부인 로테 또한 이 욕망의 늪에 빠지고 만다.


영화<존 말코비치 되기>는 '욕망'에 대해 물음한다. 인간이라면, 다양한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영화는 욕망의 위험성을 시사한다.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된 욕망은 파국의 늪으로 치닫는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불멸을 향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부와 성공을 거머쥐기 위한 것들 등 다양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자신의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타인의 삶을 욕망하고 훔치려는 이들의 결말은 섬뜩하기 그지없다.

앞서 언급한 '기이한 회사'는, 허리를 바로 펼 수 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7, 8층 사이에 위치한 이 회사는 온전한 자신의 모습이 아닌 자타의 사이에서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영화 속 캐릭터들을 상징한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의 도피처이자 욕망의 공간을 타인으로 설정한 <존 말코비치 되기>. 누구나 한 번쯤은 이 같은 환상을 해봤을 것이다. 상상 속에 갇혀있던 욕망을 가시화시켜낸 이 영화는, 과욕의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어이없는 설정들이 이어지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씁쓸한 블랙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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