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밋하다
영화 <덕혜옹주>. 심리를 꿰뚫는 로맨스를 담백하게 담아내는 데 탁월한 허진호 감독이 역사극을 선보였다. 예상했지만, 역시나 이번 영화에서도 로맨스는 시종일관 배어있다.
영화는 덕혜옹주의 삶을 그려낸다. 아주 밋밋하게…. 어쩌면 그 점이 허진호 감독의 연출에 있어, 장점이라면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관객으로서는 달갑지 않다. 러프하게 다뤄진 위인전 한 편을 감상한 듯한 느낌? <덕혜옹주>는 딱 그 정도의 영화다.
덕혜옹주라는 인물 자체의 힘! 사실, 영화가 관객들의 마음을 움켜쥔 건 이 부분이라 생각한다. 역사 속 인물 고유의 '위대성'이 영화의 흥행을 끌고 간 '명백한 이유'라 할 수 있다. 연출이나 배우들의 열연을 기대하기보다는, 잊고 있었던 역사 속 인물과의 만남 그 자체에 만족해야 할 성싶다.
[My story]
<덕혜옹주>를 관람한 후, 덕수궁을 들르니 왠지 감회가 남달랐다는 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