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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화에 휩쓸리지 않는 연습>

화는 억눌러야 할 것이 아닌, 다스려야 할 것이다.



힐링서적의 작가, 틱낫한 스님의 책 <화에 휩쓸리지 않는 연습>을 읽었다. 이 책은 제목처럼 '화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들에 대해 안내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화의 불씨가 있다. 이는 떼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화는, 심장과 위 같은 존재다. 아프고 병 들었다고 해서 외면하고 떼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그렇기에 우리는 화를 다스려야만 한다. 저자는 말한다. '화는 하나의 유기체이자 유기적 현상이기 때문에 또 다른 유기체로 변환될 수 있다. 쓰레기가 퇴비가 되고, 결국 상추나 오이로 변환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니 화를 경멸해서는 안 된다. 화와 싸워서도 안 되고, 화를 억눌러서도 안 된다. 화를 부드럽게 보살펴서 이해와 연민의 에너지로 변환시켜야 한다(191쪽)' 라고 말이다. '화는 악이 아니다'라는 관념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화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본능과 같이 존재하는 것이기에, 책은 이것을 어떻게 잘 '다스려야 할지'에 대한 방법들을 안내한다. 우리는 화가 나는 이유를 타인들에서 찾지만, 사실상 화가 나고 그것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주체는 자기 자신이다. 화의 본질은 우리 안에 들어있는 본능의 씨앗이다. 우리는 이 씨앗을 잘 가꿔나가야 한다. 따라서 저자는, 화의 주범인 자기 스스로를 잘 돌봐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이는 없다. 타인에게 화를 내는 것이 자신에게 고통을 가하는 행위임을 자각한다면 화를 다스릴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의식적인 훈련'을 통해 화를 다스릴 수 있다고 말한다. 온갖 그릇된 인식에서 벗어나 타인에 대한 이해와 연민을 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화를 깊이 들여다보는 것. 이 행위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수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해와 연민의 마음이 생기면 자연스레 타인의 의견에 귀 기울일 수 있다고 한다. 경청의 힘.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가 화를 쉽게 내는 이유는, 상대의 말을 곡해하기 때문일 경우가 많다. 이는 경청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 인내를 갖고 경청한다면, 오해의 불씨가 줄어들 것이다. 이것은 절로 화를 내는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책은 같은 맥락의 말이 되풀이되는 성향이 있다. 가령, 화는 악이 아니며 따라서 다스려야 한다,는 식의 맥락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화는 쓰레기이지만 그것이 없으면 거름을 만들 수 없다는 것. 화를 잘 다스리고 수련해야 쓰레기가 거름이 되어 내 안의 꽃을 피워낼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쓰레기를 꽃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고 말한다.


결국 <화에 휩쓸리지 않는 연습>은, 화가 악(惡)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그것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 다스림에는 충분한 노력. 그러니까 '수련'의 과정이 필요하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화를 꽃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고 독자들을 격려한다.


책에는 다양한 '화 다스리는 법'들이 소개된다. 자신을 돌아볼 것은 여느 책에서 그렇듯 강조되는 바다. 화는 고통의 산물임이 확실하다. 타인에게 화를 내는 것은 결국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과 같다고 인식하면, 타인에 대한 이해와 연민의 마음이 생겨날 것이다. 이를 통해, 화에 휩쓸리지 않고 타자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심을 수 있다.


소개되는 내면 수련을 통해, 우리의 마음에서는 화가 아닌 이해와 연민, 사랑과 기여 등의 (꽃 같은)감정들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개인의 변화 뿐 아니라 가까운 관계, 나아가 범세계적인 긍정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책의 마지막에는 '실질적인 방법론'들이 요연(瞭然)하게 정리돼 있다. 우리는 '의식적으로' 수련해야 한다. 이를 저자는 '알아차림 훈련'이라고 말한다. 알아차림 훈련을 위한 다섯 가지 방법으로는 '생명 존중' '관용 실천' '성에 대한 책임' '깊이 듣고 따뜻하게 말하기' '의식적인 소비'가 제시된다. 그 외, 화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다면 책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이 실질적으로 화를 누그러뜨리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는 책의 메시지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실천법들을 행하는 데에 있다. 이 책은, 마음가짐을 바로 세우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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