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냄새



한여름.

어둠이 내린 밤의 초목길에서는 미역 냄새가 났다.


풀과 나무들이 어우러진 길은, 무더운 여름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물을 머금은 것이다.

내가 한껏 더운 여름날 밤 땀을 흘리며 걸었던 것처럼 말이다.


어쩐지, 미역 냄새 같은 것이 그다지 달갑지만은 않았다.

내가 흘린 땀냄새가 타인에게 환대받지 못할 존재인 것처럼….


자연과 인간은,

여름이 되면 그렇게 수분과 가까워진다.

뜨겁고 따가운 뙤약볕에 대한 반응이다.


지칠 만큼 걸은 후, 어딘가에서 쉼을 청할 때 반가운 바람이 내 몸을 스쳐지나간다.

바람으로 몸이 말라갈 때쯤 비로소 자신의 땀냄새를 인식한다.

그때마다 나는, 한여름 밤의 초목길 냄새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리고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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