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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영화 <히치콕 트뤼포>

씨네필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작품


1966년, 프랑수아 트뤼포는 기념비적인 영화 책 한 권을 출간했다. 바로 1962년, 알프레드 히치콕과 일주일간 진행됐던 인터뷰를 모은 인터뷰집 『히치콕과의 대화』가 그것이다. 트뤼포의 제안으로 만남을 갖게 된 두 감독. 이들이 일주일간 펼친 대화는 수많은 씨네필, 그리고 감독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마틴 스콜세지는『히치콕과의 대화』에 대해, "정말 혁명적인 책이었죠. 도서 『히치콕과의 대화』덕분에 우리는 영화감독으로서 급진적으로 될 수 있었어요. 어깨의 짐을 덜어주고 우리도 할 수 있다고 격려해준 것 같았죠."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가장 좋아하는 감독으로 알프레드 히치콕을 꼽았다. 그만큼 트뤼포는 히치콕을 흠모했다. 흠모하는 대상과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트뤼포는 설렜을 테다. 필자는 그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뛸 정도이다. 영화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두 거장 감독의 대화는 알차게 진행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쉬지 않고 대화를 이어갔다. 심지어 점심시간에도 말이다. 그렇게 열정적인 대화 속에는, 각자의 삶과 그들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다. 특히, 영화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서로의 영화에 대한 감상과 비평 뿐만 아니라 각자의 제작 방식 및 연출 등에 대한 이야기도 오간다.



트뤼포는 히치콕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만났다. 이후 일주일간 그들의 열정적인 대화가 펼쳐졌다.


<히치콕 트뤼포>에는 히치콕의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겨 있다. 하지만 단편적으로 그의 삶을 읊는 방식에만 머물지 않는다. 마틴 스콜세지, 데이비드 핀처, 웨스 앤더슨, 리처드 링클레이터 등 명감독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바라보는 히치콕의 영화들이 소개된다. 인터뷰이가 된 감독들은 자신에게 영감을 준 히치콕에 대한 이야기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히치콕의 머릿속은 아이디어로 가득해요. 감독들이 항상 그를 참고하는 이유죠." 웨스 앤더슨의 말이다. 히치콕의 영리하고도 섬세한 연출은 많은 감독들의 영감을 자극했다. 단 한 컷이라도 계산되지 않은 것이 없는 치밀함. 이것이 히치콕 영화의 특징이다. 특히, 예술적인 미장센은 히치콕 영화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하지만 그는 미장센, 배우들의 힘보다 '자신을 투영하는 것'에 영화 제작의 목적을 둔다.


영화에서는, 다양한 감독들이 말하는 히치콕을 만나볼 수 있다.



영화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지는 영화는 히치콕의 대표작 <싸이코>와 <현기증>, 그리고 <새>이다. 각 영화들을 두고 펼쳐지는 감독들의 의견은 씨네필들의 공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들의 인터뷰를 듣노라면, 히치콕의 영화들을 재감상하고픈 욕망에 사로잡힐 것이다.


『히치콕과의 대화』로 인해, '엔터테이너'로 인식되던 히치콕은 '예술가'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얻게 된다. 히치콕과 트뤼포는 일주일간의 대화를 통해 각자를 성찰했고, 나아가 진정한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 씨네필들의 오감을 자극할 영화 <히치콕 트뤼포>. 덕분에 필자 역시, 영화학도였던 때를 회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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