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에 반한 자'
급작스럽게 찾아 온 가을.
불과 삼일 전까지만 해도 폭염 때문에 고생했는데,
이제는 급변한 날씨 때문에 당황스럽다.
이불을 바꿨고, 방 안에 있던 미니선풍기를 없앴다.
옷가지 역시 자연스레 바뀌었다.
사실 나는 추위를 싫어한다.
쌀쌀한 기운이 느껴질 때면, 나는 늘 그해의 겨울을 앞서 걱정한다.
올해는 유독, 날씨 변덕이 심한 듯 하다.
최고의 더위를 경험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9월이 되기도 전에 가을 공기가 스며들어왔다.
가을은 좋다.
다만 아쉬운 건, 가을의 체류 기간이 예전보다 짧아졌다는 거다.
나들이 가기 좋은 날씨.
나못잎들이 붉은 옷을 껴입는 황홀한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아쉽다.
그래서 나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공기가 그립다.
흐르는 시간이 아깝고, 그래서 매순간을 잡고싶다는 절대 이룰 수 없는 희망도 품게 된다.
가을하늘은, 뻔한 묘사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청명하다.
'청명'이라는 단어만이 가을하늘을 명징하게 표현할 수 있는 표현법이다.
다양한 날씨들의 변화에도 가을하늘은 날씨 고유의 색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또한, 하루에도 수십번씩 옷을 바꿔입는다.
이는, 물론 여느 계절의 하늘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풍광이지만 가을하늘의 변화는 컨셉 또한 명확하다.
최대한, 올해의 가을을 만끽하고 싶다.
왠지 이전보다 더 빨리 가을이 흘러갈 것만 같다.
아침부터 밤까지, 수십번 휴대전화를 하늘에 들이댄다. 아름다운 모습들을 간직하고 싶다.
그리고, 많은 이들과 함께 이 아름다운 풍광을 공유하고 싶다.
요즘의 나는, 걷는 게 즐겁고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다는 여유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2016년의 가을을 온 몸으로 만끽하겠다는 다짐을 하고자, 이 글을 끼적여본다.
- 2016.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