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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화이트 갓>

세상 가장 강력한 무기 '사랑'

영화<화이트 갓>은 '모든 끔찍한 것들에는 사랑이 필요하다'는 자막과 함께 시작된다. 끔찍한 것들에 대한 사랑이라…. '이해는 되지만 과연 저 명제를 내가 실행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감상을 시작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영화의 첫 시퀀스


첫 시퀀스부터 압도적인 '공포감'을 선사한 <화이트 갓>은, 사실은 '슬픈' 작품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한 소녀와 개들이다. 13세 소녀와 그의 애견 하겐은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하지만 그들은 본의 아니게 '생이별'하게 된다. 잡종견인 하겐은 수용소로 끌려갔다가 훈련에 의해 졸지에 투견이 된다. 투견이 되는 과정에서 약물이 투여되고, 선함의 대명사였던 하겐은 악한 모습을 띠게 된다. 이렇게 하겐이 변해가는 과정, 그런 하겐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녀의 여정을 통해 이 작품은 '인간의 선악(善惡)과 그것의 인과응보'를 표현하고, 궁극적으로는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간의 폭력에 의해 변해가고 죽어가는 개들, 그리고 개들의 인간에 대한 역습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들에서는 역겨울 정도의 공포감을 선사한다. 반면, 유일하게 '사랑'을 발휘하는 소녀가 등장하는 신들에서는 따듯함과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개들마저 사로잡는)이 등장한다. 이 극적인 대비의 상징들은 영화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필자는 악의 장면들에서는 속이 메스꺼울 정도였다. 소녀가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결말에 이르러 나약해 보이는 소녀가 악의 집단으로 비춰지던 개떼들의 악을 잠재울 때엔 더할나위 없는 '감동'을 느꼈다. 전쟁과도 같았던 개들의 역습 신에서는 재난영화를 방불케 할 만한 소음과 공격적인 장면들이 이어졌지만 영화의 엔딩 신은 지나치리만큼 고요하게 마무리된다. 모든 '사건들이 마무리'되는 엔딩 신은 미학적임과 동시에 관객들 모두의 심장을 멈추게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


감동과 반성이 동시에 느껴지면서 '숙연한 감정'을 갖게 만들었던 <화이트 갓>의 엔딩 신…. 그렇다. 영화의 시작 자막에서 언급된 모든 '끔찍한 것'은 개가 아닌 '인간'이었다. 끔찍한 인간들은 타자를 공격하는 것만큼 사랑엔 한없이 서투르다. 이런 우리의 '본성'을 상징적으로 비판하는 영화<화이트 갓>. 


영화의 엔딩 신


결국 <화이트 갓>은, '진정한 구원의 의미'와 악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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