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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트북>으로 보는
멜로영화의 관습


재개봉을 앞두고 있는 멜로영화 <노트북>은, 장르적 '관습'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작품이다. 노아와 앨리는, 신분의 차이가 극명하고, 따라서 사랑의 '방해꾼'이 등장한다. 바로, 앨리의 부모다. 노아와 앨리는, 우연히 만나 깊은 사랑에 빠진다. 그들의 열정적인 사랑을 두고 앨리의 부모는 '한여름 풋사랑'이라고 말한다. 앨리 부모의 방해로, 노아와 앨리는 이별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아는 앨리에게 매일 한 통씩 일년 간 편지를 부친다. 하지만, 이 편지는 '역시나 방해꾼' 때문에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한다. 앨리의 엄마는, 노아의 편지들을 감춘다. 엄마의 '현실적인 시각'에서는 그 방법이 '딸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리적 거리는 심리적 거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노아와 앨리는 서로를 조금씩 잊어나간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잊어서는 안 된다. 멜로영화가 '낭만적'이기 위해서는, 연인 모두가 서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최소한 한 사람은 상대에 대한 생각을 멈춰서는 안 된다. 그에 해당되는 인물이 <노트북>에서는 노아다. 앨리는, 현실에 젖어 돈 많고 잘생긴 데다, 능력까지 좋은 남자와 결혼까지 앞두고 있다. 이렇게, 일방이 현실에 젖어갈 때쯤 '또다른 (좋은)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노아와 앨리의 기적적인 재회다. 결혼을 앞둔 앨리는 '가슴 속'에 노아가 살아숨쉼을 깨닫는다. 노아의 행방을 파악한 앨리가 그의 공간으로 직접 찾아간 것이다. 앨리는 노아를 기다리며, 노아가 소망한 바를 이룬 상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난감한' 상태에 놓인 앨리는 갈등에 휩싸인다. 감정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고민하는 앨리. 하지만, 역시나 영화는 관객의 예상과 바람대로 흘러간다.


<노트북>이 특히, 관습적인 이유는 앨리에 향한 노아의 '절대 변치 않는 사랑'에 있다. 그는 앨리가 노인성 치매에 걸렸음에도, 자신들의 러브스토리를 읽어주며 기억이 돌아오리라는 믿음을 굽히지 않는다. 노인이 된 노아와 앨리는, 죽는 순간까지 '함께' 한다. 생의 절체절명에 이르러서까지 그들은 변치 않는 사랑을 나눈다.



이렇듯, 영화 <노트북>은 완벽한 장르적 관습을 지켜낸 '정직한 멜로드라마'다. 이같은 영화에서는 '주연 배우'의 힘도 중요하다. 라이언 고슬링과 레이첼 맥아담스의 조화는, 남녀 관객 모두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손색 없는 '비주얼'을 자랑한다. 더하여, 광활한 자연미를 아름답게 담아낸 점 또한, 이 영화가 시대의 흐름에 굴복하지 않고 멜로영화 팬들에게 사랑받는 주 이유들 중 하나다. 재개봉을 앞둔 이 영화. 부쩍 쌀쌀해진 날씨를 무색하게 만들 만큼 강렬한 작품이다. 연인과 함께하기에 딱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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