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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의 멜로드라마 <애니 홀>

그럼에도 사랑! ♡



우디 앨런의 변치 않는 작가 정신! 그래서 나는 그의 영화들을 좋아한다. 신작 소식이 들려오면,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1인이다. 나는 얼마 전, 무려 40년 전 그의 영화를 <애니 홀>을 봤다. 심지어 내가 태어나기 10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럼에도, 그의 색이 명확히 반영돼 있다. 누가 봐도 '우디 앨런의 작품'이다.


우연한 만남 끝에 사랑에 빠지게 된 앨비 싱어와 애니. 여기에서 앨비는 우디 앨런이 직접 연기한다. <애니 홀>이 재미있는 건, 앨비의 '속내'들을 끄집어내어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영상에는, 애니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면서도 '흑심'을 품는 앨비의 속내를 표현하는 텍스트들이 움직이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 중에 앨비가 갑자기 관객에게 다가와 이야기를 건넨다. 자신의 '사랑 고민'에 대해 행인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등 자유분방한 연출이 이어진다.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결국, 영화는 '역시나' 사랑이 싹트고 지는 과정을 담는다. 이 과정에서, 사랑의 철학자인 우디 앨런은 이같은 메시지를 남긴다. "남녀 관계도 이런 것 같아요. 비이성적이고 광적이며 부조리해요. 하지만 계속 사랑을 할거예요."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인 것, 사랑. 사랑 앞에선 그 어떤 이성적이며 사회적 명예를 갖춘 사람들이라도 감정이 앞서게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 경험을 한다. 설렘과 행복 뿐만 아니라, 다툼과 이별을 통한 감정의 고통도 겪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을 반복한다.



세상은 차별과 부조리로 뒤덮혀있지만, 사랑에 있어서 만큼은 차별이 없다. 물론, 조건을 제가며 사랑의 결실인 결혼을 '협약'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를 두고 '완전한 사랑'이라고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디 앨런 특유의 재기발랄함과 위트가 섞인 멜로드라마 <애니 홀>. 우디 앨런의 영화들이 발칙하고 '막장'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의 영화에 '중독'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사다난한 과정들이 펼쳐지지만 '결국은 사랑이야'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중독성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디 앨런의 멜로드라마에 중독된 나는, 영화 속 캐릭터를 비판하면서도 끊임없이 그들의 행보를 궁금해한다. 최근작 <카페 소사이어티>도 좋았다. 다음 영화 역시 (아무런 정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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