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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풀 레이디스>

여성 죄수들의 세계를 엿보다



센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뷰티풀 레이디스>. 이 영화가 더 세게 느껴지는 이유는, 사랑스러움의 대명사  '소피 마르소'의 이미지 변신 때문이다. 남편의 탈옥을 도왔다는 이유로 교도소에 수감된 '르루아' 역을 맡은 소피 마르소는, 강렬하고도 냉철한 수감자 역할을 곧잘 소화해낸다.


문학 교사와 수감자의 간극. 부조리한 상황의 연속이지만, 그 속에서도 남편과 아들을 사랑하는 여성의 면모를 아우르는 르루아. 그녀를 둘러싼 수감자들의 강렬함이 돋보인다. 입장 시부터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는 룸메이트, 칸테. 그녀의 폭력성은 스크린 안팎의 사람들 모두에게 공포심을 유발시킨다. 또한, 남편에게 연락하기 위해 수감자와의 거래를 하는 등 나름의 고군분투를 펼치지만, 상황은 그녀의 계획을 비켜나가기 일쑤다. 그야말로 녹록지 않은 교도소 생활이다.


<뷰티풀 레이디스>의 공간은 한정적이다. 교도소 안이 전부다. 이 닫힌 공간 속 다양한 캐릭터들의 다양한 사건사고들은, 부조리와 인간의 이기심을 보여준다. 개중에, 서로를 위로하고 우정을 나누는 휴머니즘도 발견할 수 있다. 교도소는 '하나의 세계'다. 비록, 기본적인 생활조차 영위할 수 없는 교도소는 '힘겨운 현실'이지만, 그 속에서도 수감자들은 자신들만의 삶을 살아나간다. 음울하고도 암담한 세계는 회색빛으로 그려진다. 영화는 시종일관 어둡고 차가운 색채를 보여주지 않는다. 영화의 엔딩 신에서 보여지는 강렬한 빨간 문이 인상적이다. 굳게 닫힌데다, 피를 연상케 만드는 빨간 문. 끝내, 수감자들은 단단히 닫힌 철창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영화는 교도소라는 세계 속 여자들을 보여준다. 그들만의 리그 속 풍경들을 감상하는 동안, 불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센 여자들의 세계. 하지만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살아내야만 하지 않겠는가. 만약, 내가 르루아의 입장이었다면? 감정이입했더니, '너무' 힘들었다. 이 험악한 세계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야만 할 성싶다. 물론, 르루아가 이 세계에 들어온 이유는 사랑과 희생에 있었지만, 결코 아름다워보이진 않는다.


어찌됐든, <뷰티풀 레이디스>를 통해 하나의 세계를 볼 수 있었다. 익숙한 환경이 아닌, 전혀 다른 삶을 간접체험해볼 수 있다는 것. 영화가 지닌 장점들 중 하나다. 이 영화의 원제는 '여성 죄수'를 의미하는 <La taularde>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름다운 여성들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됐다. 이 '아름다움'은, 르루아가 교도소로 수감된 본질. 즉, 비하인드 스토리를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로 보여진다. 소피 마르소의 이미지 변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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