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 때문에 울어본 적 많을 것이다.
사실, 누군가와 관계하겠다고 다짐한 순간부터 우리는 정 때문에 아플 걸 각오해야만 한다.
만남으로 시작된 관계는 이별로 끝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어떤 공간과의 이별을 경험할 때면 한동안은 정 때문에 온 몸이 뜨거워진다.
정 때문에 뜨거운 눈물 흘리고, 정 떼려고 온 몸은 에너지를 끌어올리느라 뜨거워진다.
정 붙이는 데 쏟았던 열정은, 정 떼는 데에도 고스란히, 아니, 어쩌면 더 많이 쏟아붓는다.
이별을 위한 에너지는 단시간에 끌어올려야 하니까.
그래야 마음이 조금은 덜 아플 수 있으니까.
정 때문에 울어본 적 많은 사람은,
정 붙이기 위해서도 상당한 에너지를 쏟아부을 것이다.
잘못 붙인 정은, 그만큼 많은 아픔을 남긴다는 걸 알기 때문에 온갖 신중을 기할 것이고,
한번 붙인 정을 오랜시간 이어가기 위해, 더는 아프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래도 정 때문에 적지 않게 울어본 나는,
이제, 어쩌면, 정에 질린 것도 같다.
정 붙이는 게 쉽지 않다고,
이별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지금의 내가 살짝,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정을 놓는 순간 또 다른 정이 다가오더라.
계절과 시간이 돌듯, 관계 또한 돌고돌더라.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지나치게 정을 주고받는 것에, 맺고끊는 것에 집착하지 않기로 말이다.
- 2016.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