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의 팬인 필자는, 이 책을 외면할 수 없었다.
<나쓰메 소세키, 추억>은, 아내 교코가 들려주는 소세키의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남편에 대한 부인의 추억이자 견문록인 이 책에서는 소세키의 가정 생활과 작품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본 자료들을 엿볼 수 있다.
소세키의 작품들은 염세적이다.
위태로움과 불안, 냉담함 등을 날카롭게 표현해내는 데 탁월했던 그는, 사실 신경쇠약과 그로 인한 광기를 발휘하곤 했었다. 사실, 이러한 작가의 생활상들은 작품을 통해 엿보는 것은 가능하나, 완전한 파악은 힘든 게 사실이다. 그 안타까움을 채워주는 것이 <나쓰메 소세키, 추억>이다.
이 책에는 교코와 소세키의 첫만남에서부터 사별과 그 후의 이야기까지 기록돼 있다. 교코는 소세키와의 추억담을 구술하고, 저자 마쓰오카 유즈루는 그것을 '거의' 고스란히 책으로 옮겨냈다. 따라서, 소세키의 좋을 때와 나쁠 때 모두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소세키의 결점들이 세부적으로 묘사된 부분은 필자의 흥미를 돋웠다. 그런 결점들에도 불구하고 교코의 소세키에 대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건 실로 감동적이다. "발병했을 때는 어쩔 수 없어. 발병하지 않을 때는 그 사람만큼 좋은 사람도 없으니까"라는 말에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년 간 함께 해온 세월 동안의 일들이 64개의 에피소드로 나뉘어져 있는 이 책. 소세키라는 한 사람을 제대로 안 것 같아 흥미로웠다. 솔직하여 섬세하고 결점들까지 언급해 우울하고 때로는 광기스럽기도 하지만 유머러스한 <나쓰메 소세키, 추억>. 나쓰메 소세키의 팬이라면 놓치면 안 될 책이다.
[책 속에서]
소세키 씨는 대체로 잘 감동하는 성격이라 남의 딱한 사정에는 금세 동정하고 마는 편이었고 또 부탁받으면 이해타산을 떠나 상당히 애를 써서 어떻게든 보살펴주는 성격이었습니다. 만년에는 그런 일도 귀찮아진 건지 좀처럼 자진하여 남을 위해 힘쓰는 일도 하지 않았고 또 입버릇처럼 타인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무렵에도 부탁을 받으면 싫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손해만 봤습니다.
- p.203
“여보, 이 집을 사버릴까요?”
“싫어, 여긴 싫어.”
이렇게 말한 적도 있습니다만 또 느낀 점이 있었는지 절실하게 이렇게 말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이렇게 한심한 곳도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라면 여기도 좋은 장소지.”
- p.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