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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지개 여신>

[스포일러 있습니다]


이 영화의 묘미는 엔딩(주인공 아오이가 제작한 단편영화)이다. 엔딩이 있기 전까지는 구태의연한 짝사랑 로맨스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아오이의 단편영화가 특별한 것도 아니다. 엔딩이 묘미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때서야 비로소 아오이의 짝사랑 상대인 토묘야가 그녀의 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사랑을 깨달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아오이는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사랑을 시작할 기회조차 없을 때, 그것을 깨달은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기뻐야 마땅할 상황이지만, 안타까움과 슬픔이 앞서는 상황이다.


<무지개 여신>은 '타이밍'에 대한 영화다. 무엇이든 적절한 때가 있다. 꿈과 사랑에도 그것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시기가 있다. 특히 우리 인간은, 생명이 유한하기 탓에 시간 분배를 잘 해야만 한다. 나이를 먹고 병이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있지만, 아오이의 경우처럼 갑작스러운 사고를 겪는 경우도 있다. 이 충격적인 사건은, 나의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아오이는 꿈을 향해 날아가던 중 비행기 사고를 당했다는 점이다. 꿈도 사랑도 제대로 못 이룬 아오이의 삶은 비통하기 그지없다. 단편영화에서 아오이가 설정한 배경은 지구종말 일주일 전이다. 만약, 지금 내 앞에 주어진 시간이 7일 밖에 남지 않았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누구와 어떤 행동을 하며 삶을 마무리지을 것인가?


영화는 이 점을 고민하게 만든다. 지구종말은 먼 미래의 일로 여겨지겠지만, 단편영화 속 아오이의 경우처럼 시한부 인생에 처하게 된다면 당신은 어떤 것에 가치를 둘 것인가?


<무지개 여신>은 로맨스를 기반에 두고 있지만, 필자는 아오이의 단편영화를 통해 '삶에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들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죽음도 두렵지 않다'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나의 마지막은 누구와 함께일까? 그리고 그의 마지막엔 내가 곁에 있을까?


나는 이 영화가 지닌 고통의 정서를 통해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역시, 성장은 고통에서 비롯되는 게 분명하다. 때를 놓친 대가는 후회만 남을 뿐이다. 후회를 덜고 싶다면, 지금에 충실하자!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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