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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호프 스프링즈>

권태 회복을 위한 부부여행

31년 차 부부, 케이와 아놀드는 섹스리스는 물론 각방까지 쓴다. 케이가 매일 아침식사를 준비하면 아놀드는 신문을 읽으며 식사 후 출근한다. 가벼운 입맞춤 후 출근하는 아놀드. 퇴근 후에는 매번 골프채널을 보며 밤시간을 보내는 그다. 섹스는 커녕,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는 것도 케이와 아놀드에겐 이미 '사치'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그런 그들은 사랑의 회복을 위해 일주일 간의 여행을 떠난다. 성상담 센터를 찾아 고민을 털어놓고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희망을 갖고 떠난 그들. 역시나 아놀드는 케이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당황하고 피하려 한다. 하지만 마음을 단단히 먹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마음가짐으로 케이를 따라 나선다. 역시나 투덜대는 아놀드는 매사에 부정적이다. 그런 남편에 대해 케이도 마냥 마음 편할 리는 없다. 하지만 상담 과정을 통해 그들은 상담가가 제안하는 실습을 시도해보고, 그 과정에서 변화되어감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상대가 원하는 것들을 시도해보고 배려하는 과정 자체는 순탄치 않다. 하지만 그들은 조금씩의 변화를 통해 코뼈를 부러뜨리는 데(성 상담가의 말 인용)에 성공한다. 결국, 그들의 봄이 다시 찾아온 장소는 그들만의 공간이다. 이는, 어떠한 새로움에 기인한 것이기보다는(물론, 그 노력에 의해 빚어진 결과이기는 하지만) 그들 스스로에, 그리고 도처에 변화의 싹은 놓여져있었다는 뜻이다.



그들의 '호프 스프링즈'는 성공했다. 보기만 해도 끝내주게 화끈한 키스신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랑을 되찾는 과정은 결코 홀로 이뤄낼 수 없다. 누군가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민을 나누고 해결책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 한편, 이들의 성 상담 과정에서 케이와 아놀드는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음을 재확인, 인식할 수 있게 됐다.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 아닐까. 꽃이 피기 위해서는 부단히 물을 주고 빛도 비춰주고 쓰다듬어줘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호프 스프링즈>는 훈훈한 황혼로맨스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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