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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너의 이름은.>

초월의 힘

<너의 이름은>은 '초월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 사는 인물들은 이어져 있다. 맺음, 매듭을 의미하는 '무스비'는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이자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다.



영화는 간단한 줄거리를 지닌다.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시골에 사는 소녀 '미츠하'가 3년의 시간을 초월하여 교류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이렇게 한 문장으로만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내포된 메시지와 탄탄한 구성력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꿈(환상)에서만 교류하는 타키와 미츠하. 하지만 그들의 꿈은 궁극적으로 꿈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꿈을 통해 '진짜 서로의 삶'을 체험한다. 온전한 교류다. 둘은 서로의 이름도, 처한 상황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서로가 되어본다. 이 설정에서 영화 <체인지>가 떠올랐다. 이 영화가 떠올랐던 이유는, 캐릭터 간의 설정도 있겠지만 미츠하의 귀여운(?) 행동들 때문이기도 했다. 자신의 가슴을 만지는 부분(야한 느낌은 아니다, 절대!)이 귀엽고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미디 장르의 비슷한 설정의 영화 <체인지>가 떠올랐다.


사실, 영화의 중후반까지는 시공간을 초월한 소년소녀의 러브스토리가 끝일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지닌 반전(?)이 있다. 바로, 미래에 살고 있는 타키가 전생(타키의 기준에서)에 살고 있는 미츠하와 마을 사람들의 생명을 구해낸다는 설정에 있다. 사실, 이 이야기가 <너의 이름은>의 핵심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돌이키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하지 않았던(혹은 못했던) 일이나 이뤄지지 못한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후회가 있게 마련이다. <너의 이름은> 역시 이 부분을 말하고 있다. 신카이 마코토는 이 영화에 대해 '3.11 대지진에 영감을 받았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 끔찍하고도 잔혹한 사건 이후, 일본인들의 무의식과 거기에 대한 애도. 이것이 <너의 이름은>의 깊숙한 곳에 서려 있는 정서다.


어찌됐든, 현실은 끔찍했으나 영화 속 현실은 행복하게 마무리된다. 물론, 시공간을 초월한 주인공들이 두 손을 맞잡고 결혼하는 신이 보여지지는 않지만 무의식에 의한 이끌림으로 서로를 알아보는 모습들은 감상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덕분에, <동감>과 <시월애>가 다시 보고싶어졌다).


탄탄한 스토리와 시각적인 아름다움, 영혼을 적시는 OST. <너의 이름은>이 지닌 매력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감상자들을 꿈꾸게 하고 과거를 성찰하게 만들기 때문에 더욱 값진 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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