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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영화 <북극의 연인들>

후회 없이 사랑하라



영화 <북극의 연인들>은 사랑과 운명의 원형성을 보여준다. 소싯적 우연히 만난 오토와 아나는 서로에게 첫눈에 반한다. 오토가 날린 종이비행기가 아나와 그녀의 어머니 앞에 닿고, 그것을 계기로 오토의 아버지와 아나의 어머니는 사랑에 빠지고 결혼한다. 운명의 장난처럼 말이다. 이것은 오토와 아나에게는 비운의 시작이다. 오토와 아나가 정상적인 사랑을 나누기에는 부적절한 관계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오토와 아나는 비밀스러운 사랑을 이어간다. 서로의 감정을 숨기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표현하고 단단해지는 과정에까지 장벽이 늘 그들을 가로막는다. 그럴수록 사랑은 단단해진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것처럼 말이다. 거짓말처럼 운명의 장난(엇갈림)이 연이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토와 아나는 서로를 잊지 못한다.





결국 그들은 다시 만난다. 하지만 결말은 비극으로 치닫는다. 죽음이라는 생애 최고 비극 때문에 둘은 이별과 마주한다. 이것이 사랑과 이별의 '솔직한' 궤도다. 아무리 사랑해도 엇갈림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은 인간의 운명이다. 이 운명은 비극임에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토와 아나는 마냥 슬퍼하는 기색은 아니다. 운명을 받아들인 자들의 모습이다.


오토와 아나를 이어준 것은 사랑 뿐만이 아니다. 이들이 처한 비운은 운명처럼 닮아있다. 조금은 다른 상황이겠지만, 비슷한 경험을 한 오토와 아나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둘은 서로의 치유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공감과 치유. 각기 다른 단어이지만, 이 모든 것들을 아울러 '사랑'이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아나의 죽음이 마냥 슬퍼보이지만은 않았던 이유는, 운명을 받아들였기 때문일테다. 죽음이라는 인간의 실존적 운명에 마주하면서 그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 태도에 있다. 죽음은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며, 아나의 경우처럼 예고 없이 찾아올 때도 있다. 아나의 죽음이 슬퍼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오토와의 후회 없는 사랑을 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았기에 삶에 여한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따라서 삶을 한껏 누려야만 한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소재는 개별적이지만, 사랑은 빠질 수 없는 중요 요소이다. 후회 없는 사랑을 하길 바란다. 죽음 앞에서도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는 생각이 들 만큼의 사랑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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