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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휴머니즘 가득 머금은 히어로물


우리는 <로건>을 끝으로 '울버린'이라는 수퍼히어로를 보내줘야 한다. <로건>은, 여느 히어로 시리즈물보다 휴머니즘이 강조된다. 시작부터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만큼, 울버린이라는 막강했던 캐릭터는 세월의 흐름과 그에 따른 힘의 약진을 보여준다. 불로불사할줄로만 알았던 울버린의 다른 면모다. 이같은 캐릭터의 변화(혹은 퇴화)로 인해, 누군가는 배신감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


강철 같은 아다만튬을 전신에 탑재한데다, 신체 재생 기능까지 겸비했던 울버린은 적들에게 공격당하기 일쑤다. 세월의 벽 앞에 무력해진 그다. <로건>에서는, 울버린 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도 고령의 나이로 초능력을 잃어간다. 불로할 것 같던 수퍼히어로들도, 결국 인간의 DNA를 거스를 수는 없었던 것이다. 세월과 동시에 초능력을 잃어가는 울버린이, 기존의 이름 대신 '로건'으로 불려진 것이 이 시리즈의 내용 전체를 아우르는 상징으로 볼 수 있겠다.



그렇다고 울버린을 마냥 약자로 내버려둘 수는 없는 법이다. 영화는, 울버린의 유전자로 탄생한 뮤턴트 '로라'를 내세워, 히어로물의 장르색을 이어간다. 이전 시리즈들에 비해서는, 훨씬 인간적이지만 말이다. <로건>은, 수퍼히어로물들의 결말과는 달리, 막강 캐릭터가 쓸쓸하게 죽어가는 장면으로 종결된다. 동시에, 타인을 해치는 것은 결국 환영받지 못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히어로물이라면, 상대편과의 결투와 승리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한 성찰은 많은 영화들이 간과해왔다. <로건>은 이 갈증을 채워주는 영화다.


휴머니즘 가득한 히어로물 <로건>. 비록 시리즈의 막은 내렸지만, '울버린'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는 많은 관객들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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