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영화 <대립군>,
진정한 리더의 자세


영화 <대립군>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로 피란한 선조를 대신해 임시조정을 이끌게 된 세자 '광해'가 그의 생존을 지키려는 '대립군'들과 함께 전쟁에 맞선 역사적 사실을 그려낸다.

둘로 나뉜 조선을 얼떨결에 이끌게 된 광해. 그 어떤 학습이나 준비 단계 없이 한 나라의 리더가 돼야만 했던 그는, 임시조정(정부)를 설립하고자 왜군의 눈을 피해 분조와 함께 영변에서 강원도 이천으로 이동한다. 자신과의 고독한 사투를 시작한다. 사면초가 상태에 놓인 어린 세자. 하지만, 그에게도 조력자가 있다. 바로, 대립군의 수장 '토우'다.

광해와 토우는 그렇게 가까워진다. 백성과 왕이라는 신분의 격차를 뛰어넘은 둘의 우정은, 나라를 지켜내는 것 뿐만 아니라 우정을 쌓아내는 데까지 성공한다.

사실 <대립군>에서 드라마틱한 액션 신이나 가슴을 적실 만한 감동에 대한 기대감은 낮추는 것이 좋다.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각 캐릭터들의 내면 변화와 그로 인한 성장이다. 아무 것도 몰랐던 광해가 한 나라의 진정한 리더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험난하다. 책을 읽으며 학습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백성들과 협력하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보는 과정을 거친 광해는 진정한 한 나라의 리더가 된다. 광해 역을 맡은 배우 여진구는, 어리바리했던 시절에서부터 리더가 되어가는 과정을 실감나는 표정 연기로 잘 묘사해낸다. 한편,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됐을 때 쏟아진 광기와 그로부터 기인된 행동은 이전까지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인상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광해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나라를 지켜내는 데 큰 역할을 한 '토우' 역을 맡은 이정재는, 애국심과 의리 등 휴머니즘을 발휘한 백성을 대표하는 캐릭터의 뚝심을 잘 표현해냈다. 어쩌면 가장 민심을 잘 반영한 인물이 '곡수'일 수 있겠다. 대립군의 야망가인 그는, 이해득실에 가장 자연스러운 인물이다. 대다수의 관객들이 가장 몰입(이해)할 수 있었던 캐릭터일 것이다.

결국, 영화 <대립군>이 강조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왕과 백성 모두가 한 마음으로 힘을 합쳤을 때 비로소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는 점이다. 묘하게도 <대립군>이 담아낸 시대 상황과 2017년 현재의 상황이 닮아있다. 한 나라의 리더는 백성(국민)들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국민의 뜻에 거스르는 리더가 무슨 소용 있겠는가.

이렇듯 <대립군>은, 진정한 리더의 역할과 국민들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의미 있는 사극이다. 극적인 요소보다는,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할 것을 추천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노무현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