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나'는 파리에 살고 있는 이모 '마르타'로부터 자신을 양로원으로 보내려는 사람들로부터 구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는다. 소싯적, 마르타가 '파리에서 살 거야'라는 말에 자신 역시 그러겠다고 말했던 피오나. 이모의 부름은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시발점에 다름 아니다.
배낭 하나에 캐나다 국기를 꽂고 무작정 파리로 떠난 피오나. 하지만 이모의 행방은 알 수 없고, 다양한 사건들만 잇따른다. 피오나의 좌충우돌 프랑스 여행기는, 그녀를 두 차례나 바다에 빠뜨리고 휴대전화며 배낭, 여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을 잃게 만든다. 그러던 중, 괴짜스러운 남자 '돔'과 마주친다.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마주친 둘은, 함께 춤을 추며 가까워진다. 그러던 중 피오나는 돔이 자신이 잃어버린 옷을 입고 있음을 알게 되고, 이후 웃지 못할 둘의 로맨스는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로스트 인 파리> 속 인물들의 관계는 재미있게 연결돼 있다. 피오나와 돔, 마르타는 삼각형의 꼭짓점 처럼 이어져 있다. 서로의 행방을 찾아주는 연결고리이기에 결코 멀어질 수 없는 그런 관계다. 우연히 만났지만, 결코 우연이 아닌 듯한 세 인물은 그렇게 '사랑'으로 향한다.
에펠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괴짜스럽고 사랑스러운 로맨스. 판타지와 현실을 넘나드는 위트 가득한 로매스는, 도미니크 아벨과 피오나 고든 커플 감독만이 창안해낼 수 있는 독보적인 로맨스다. 이들 감독의 작품들은 다채로운 색상과 연극의 장면들을 이어붙인 듯한 미장센이 일품이다. 시각적인 화려함과 위트 가득한 액션들은, 영화관이 아닌 전시회를 찾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감각을 뽐낸다.
어떠한 것이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떠나야 한다. 가장 쉬운 방식은 장소의 이동이다. 피오나는 자신의 고향을 떠나 생애 처음으로 프랑스로 떠났다. 이후, 좌충우돌 모험을 겪었으며 사랑하던 이를 떠나보내기까지 한다. 피오나는 이 프랑스 모험기를 통해, 많은 것들을 잃고 실패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값진 '사랑'을 얻는다.
<로스트 인 파리>는 확실히 사랑스럽다. 누구든 사랑에 빠지고 만다는 로맨틱한 도시, 파리에서 벌어진 좌충우돌 로맨스. 이처럼 사랑스러운 이야기도 좀처럼 만나보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