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화해란 이런 것
애니메이션영화 <목소리의 형태>의 사건은, 말괄량이 소야의 반에 귀가 들리지 않는 쇼코가 전학 오면서 시작된다. 따분한 게 질색인 소야와 그의 친구들은, 소야를 주축으로 쇼코를 따돌린다. 그렇다. 이 영화의 소재는 왕따다.
<목소리의 형태>는 여러모로 우리를 성찰하게 만든다. 소야가 쇼코를 괴롭히고 따돌리는 모습은, 그와 완벽하게 동일하지 않을지라도 과거사를 떠올리게 할 만큼 공감력을 갖추고 있다. 소싯적, 소야 혹은 쇼코의 입장을 직접 경험한 바 있는 이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직접적인 경험은 하지 않았더라도, 그들 친구들처럼 따돌림의 간접 가해자가 됐던 경우는 있었을 것이다. 미처, 당시에는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가해의 경험을 시간이 흐른 후 깨닫게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런 맥락에서 <목소리의 형태>는 의미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소야는, 자신이 쇼코 편에 서게 되면서 스스로를 성찰하고 반성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저지른 일은 반드시 되돌려받는다는 인과응보의 진리를 깨달은 소야는 진심으로 쇼코에게 사과의 마음을 전달한다. 속죄와 용서, 나아가 진정한 화해. <목소리의 형태>가 담고 있는 메시지다.
영화는, 소야의 친구들 얼굴 위에 'X'를 표시함으로써 작품 속 주인공이 아닌 불특정 다수 역시 소야(와 그의 친구들)와 다르지 않은 가해자임을 상징화한다. 당신 역시, 소야처럼 스스로를 반성하게 직·간접적으로 가했던 폭력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피해자인 쇼코 뿐 아니라 가해자인 소야 역시, 괴로움에 몸부림치기는 마찬가지다. 자살을 결심하고 감행하기까지 그들은 각자의 고통을 감내해내야만 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다. 폭력은 가하는 자와 당하는 자 모두를 괴롭게 만드는 것임을 말이다. 그러니, 폭력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옳다. 물론, 악(惡)을 향한 본능은 거스르기 힘든 존재다. 힘이 커지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섬뜩한 존재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임을 인지하고, 조금이나마 덜 폭력적인 사회가 되기를 기도하고, 또한 노력해야만 한다.
타인의 이야기가 아닌, 마치 나의 과거사를 들킨 것만 같은 자극을 준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영화 속에는 많은 울부짖음과 침묵이 공존한다. 더불어, 선한 표현 방식에 대해서도 일러준다. 성찰과 발전을 돕는 이 영화.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