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재개봉 영화 <샤인>

광기로 뒤덮인 천재 피아니스트의 삶



개인적으로 너무나 애정하는 영화 <샤인>이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국내 개봉한지 20년 만에 재개봉하는 이 영화는, 천재 피아니스트의 삶을 보여준다. 영화 속 주인공 '데이비드 헬프갓'은 실존 인물이다.

<샤인>이 좋은 이유는 단연 데이비드 헬프갓의 피아노 연주 때문이다. 타고난 재능이 훌륭하지만, 아버지의 제한된 교육에 갇혀 살아왔던 데이비드. 그는 대회장에서 훌륭한 스승을 만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유학길에 오른다. 물론, 유학을 가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식을 타국에 보내지 못하는 아버지와의 마찰, 유학 생활을 지원해줄 수 없는 가정 형편은 데이비드가 재능을 펼치는 것에 걸림돌이 된다. 그럼에도 데이비드는 아버지의 그늘과 불우한 가정 환경을 딛고 유학길에 오른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이 유학 시절에 발생한다. 오디션에 참가해, 불멸의 곡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하다 쓰러지고 만다. 모두가 열광하는 곡을 연주했으나, 모든 열정을 쏟아부은 데이비드는 광기를 휘감고 만다. 악보를 완전히 외워 버려도 될 만큼의 노력을 쏟아부은 데이비드는 결국 정신 병원 신세를 면치 못한다. 정신분열 진단을 받은 후 10여년 간의 그는 피아노와 단절된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피아노 선율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피아노 좌석에 앉게 된다. 육체를 초월한 내면에 가득 들어찬 데이비드의 예술혼은, 1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훌륭한 피아노 연주를 선보인다.





이후 그는 세상 밖으로 뛰쳐 나온다. 거센 빗줄기를 뚫고 피아노가 보이는 카페에 들러 아름다운 피아노곡을 선보인 그. 쓰레기 더미를 찾는 개라며 데이비드를 손가락질 하던 이들까지 매료시킨 연주는, 스크린 밖 관객들까지 압도시키기에 충분하다.

어찌됐건, 다시 세상과 접촉하고 자신의 재능을 한껏 펼쳐보이는 데이비드. 그의 날갯짓은, 트램펄린의 힘을 빌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하늘 위로 오르내리는 장면으로 상징화된다.





데이비드의 삶은 험난하고 또한 열정적이었다. 광기 어린 참 예술혼을 보여주는 천재 피아니스트의 삶은 그야말로 비범하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에 드는 감정은 평화롭다. 진정한 명예와 사랑을 거머쥔 데이비드의 노년기는, 우여곡절 이후에 젖어든 고요함이다.

<샤인>은 역동적인 삶의 주인공을 통해, 우리들에게 희망과 열정을 잊지 말라고 말한다. "인생은 힘들지. 인생은 고난이고, 넌 살아남아야 돼." 데이비드의 아버지의 대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지만,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만 온전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일러준다.

20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 감상해도 <샤인>의 미장센은 감각적이다. 공간을 구성하는 인물과 소품들의 배치에서부터 청각을 자극하는 데이비드의 피아노 연주곡들은 온 몸을 흔들어깨운다. 미치도록 열정적이고 또한 아름다운 이 영화. 재개봉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애니메이션 영화 <목소리의 형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