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행복


친구를 기다려야 했다.
기다림의 공간을 찾아 테라스가 있는 카페로 향했다.
비 소식이 있던지라, 습도와 더위가 뒤엉켜 불쾌지수가 높은 후텁지근한 날씨였다.
모두가 냉방으로 가득한 실내를 선호하지만,
나는 평소처럼 뜨거운 밀크티 한 잔을 들고 테라스가 있는 밖으로 나왔다.

처음엔 찌는 날씨와 답답한 공기 때문에 조금 불편했으나,
이내 선선한 바람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바람에 이어, 약한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차양 위로 빗소리가 울리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시원한 바람과 소리 덕분에 기분마저 선선해지기 시작했다.



빗소리 1.jpg



내 가방에는 책 한 권과,
이어폰이 들어있었다.
선택해야 했다.
내가 이 선선한 공기(기분)과 함께 무엇을 즐겨야할지를.



빗소리 2.jpg



이어폰을 꺼냈다.
평소엔 밖에서 좀처럼 음악을 듣지 않는 편이지만,
요즘 푹 빠져있는 음악을 듣기로 했다.
이성보다는 감성의 활동을 택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
그 외의 여백을 메우는 바람과 온도,
행인들의 다양한 일상들,
귓가와 마음을 적시는 내 스타일의 음악.

모든 게 완벽했다.
정말 행복했다.
행복은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들이 행복의 요소일 수 있다.
스치는 바람, 오랜만에 내리는 비,
후텁지근함을 조금만 견뎌냈더니 기적처럼 바껴버린 적당한 기온,
내게만 들리는, 내 마음을 적시는 음악.

그 행복의 순간을 표현하고 싶어,
친구를 만나자마자 (별 것 아닌 게 확실한) 나의 시간들을 털어놨다.
고맙게도 친구는 "좋았겠다"며 공감해줬다.
그래서인지, 더 행복에 겨웠다(고마워).

그리고 기록하고 싶었다.
누군가에겐 별 것 아닐 수 있는 순간이,
누군가에겐 최고의 순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내가 에어컨 공기로 들어찬 실내에 있었다면 절대 만끽하지 못했을 순간.
누군가에겐 어리석은 선택일 수 있었으나,
내겐 최고의 순간이었기에, 나는 나를 칭찬한다.
소소한 행복을 느꼈으니, 칭찬 받을만 하지 않은가!


_2017.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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