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리언: 커버넌트>는 다양한 해석과 성찰이 요구되는 블록버스터 영화다. 따라서, 리들리 스콧의 위대함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극중 데이빗과 월터는 놀라울 정도로 논리적이며 철학적인 대사를 전하는 AI다. 즉 그들은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로 묘사된다.
리들리 스콧은 <에이리언> 이래로 외계 생명체의 정체성을 논하기 위해 꾸준히 질문해왔다. 설명되지 않는, 더군다나 잔혹한 외계 생명체에 대한 정체성은 모호했다. 어디에서 탄생했는지, 왜 탄생했는지에 대한 불투명한 존재 요소들은 물음표에 그칠 뿐이었다.
어쩌면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물음표에 대한 해답편이라 보면 되겠다. 식민지 개척 의무를 지닌 커버넌트호는 새로운 행성을 찾아 우주로 향한다. 월터는 홀로 2천 여 명의 승객과 12명의 승무원을 돌보는 임무를 수행한다. 그 와중에 예상치 못한 폭풍이 덮쳐 선장과 승무원을 사망케 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살아남은 승무원들은 사고 수습 도중 정체불명의 신호를 포착하고, 선장 대행을 맡은 오람은 새로운 행성이 개척지로 적합한지 탐험에 나선다. 이때부터 커버넌트호 승무원들의 위험과 공포가 시작된다.
이 영화의 핵심은 오프닝 시퀀스다. 새하얗고 텅 빈 듯한 공간에서 탄생한 AI의 질문들은 존재의 기원과 창조에 대한 성찰을 제공한다. 창조의 욕망은 시대가 흐를수록 가속화된다. 엔지니어(인간)가 창조한 AI는 어쩌면, 생명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승리자일 수 있을 것. 멸할 수밖에 없는 인간은 AI보다 우위에 선 존재가 맞는가.
사실, 아직도 월터와 데이비드의 존재성에 대한 확신은 모호하다. 인간적인 AI의 탄생은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잔혹한 비주얼을 선사하지만, 그보다 더 섬뜩한 공포를 느끼게 해주는 이유는 위와 같은 질문들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