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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선물

7월/여름/밤, 오늘의 기록



평일 늦은 밤,

야경을 스치는 드라이브는 더할 나위 없이 기분 좋은 일이다.
약간 선선해진 바람을 벗삼아 차창을 열어젖혀 여름 밤기운을 흡수시킨다.
온 몸을 뒤흔든, 심장의 열기를 한껏 끌어올린 예술 감상을 마친 터라 감정은 한껏 부푼 상태였다.

요머칠 숨통을 틀어막았던 더위 탓에 밤의 매력마저 잊고 살았다.
한데, 오늘 밤은 달랐다.
바람도 선선했고, 드라이브 도중에 간간이 내린 빗줄기도 여느 때와 달리 아름다웠다.
무척이나 거칠고 투박했던(심지어 공포감을 유발시킨) 빗줄기와 달리, 오늘의 빗줄기는 이슬비처럼 가녀린 모습이었다.
마주치는 차들이 밝히는 빛들과 어우러지자, 그 아름다움은 한층 더 배가됐다.

모든 무거운 머리와 마음의 짐들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또다시 행복을 느꼈다.
빗방울들을 두 손으로 고이 받아봤다.
아름답게 내리는 비의 감촉을 만끽했다.
선선한 바람을 맞이했다.
어느덧 장마의 끝에 다다른 듯 하다.
올해의 장마는 유독 지독했지만, 끝은 아름답지 않을까 예상해본다(오늘을 미루어 짐작).

밤이 선물해준 행복.
고마움을 이렇게 기록해둔다.



_2017.07.17.1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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