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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함도> 후기

*이 포스트는 <군함도> 스크린X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한 후기입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으시다면, 관람 후 읽어주세요:)




<군함도>는 1945년 일제강점기 군함도 사건을 극화한 작품이다. '군함도'로 불리는 곳은 나가사키 현 남서쪽으로 18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하시마섬이다. 이곳에서 벌어진 비애에 대해 일본은 지금까지도 군함도의 감춰진 진실을 숨기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주된 인물들은 각기 다른 사연으로 군함도에 발을 디디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순식간에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 성공의 꿈을 안고 딸 소희와 함께 악단장을 해오던 강옥, 경성 일대를 주먹으로 평정했던 칠성, 위안부 고초를 겪어왔던 말년. 이들을 포함해 부당하게 끌려온 조선인들은 무차별 탄광 노역자와 성 노리개가 되고 만다.

영화에는 관객의 울분을 유발하는 요소들로 다분하다. 조선인들이 먹는 밥에는 벌레들이 기어다니고, 노역 중 일어나는 사고에 대한 보상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뿐만 아니다. 군함도에 닿게 된 비용, 숙식비까지 죄다 떼어가는 부도덕한 일본인들의 횡포는 그야말로 주먹을 부르는 요소들이다. 가스가 터져 사람이 죽어나가도 쉬지 않고 노역에 임해야 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상황들은 쉬지 않고 이어진다.


주 캐릭터들은 개성이 강하다. 기회주의자 강옥은 어떻게든 호의호식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소희 역시 살기 위헤 일본 가요에 맞춰 가무를 선보이는 등 이념을 지키기보다는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칠성은 부당한 현실 위에서도 권력을 쥐기 위해 자신의 특기를 휘두른다. 이들 모두에게는 이념보다 개인의 생존과 안위가 우선시된다. 즉, 이 영화에는 모든 조선인들이 바르고 선하다는 관념이 배재돼 있다. 이는, 말년이 겪어왔던 사연과 이후에 밝혀지게 될 학철이라는 인물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다.

학철은, 조선인들의 리더이자 탄광 관리 간부와 맞서는 학철이다. 거물급 독립운동가이인 그를 구출하기 위해 군함도에 잠입한 인물 무영이 등장하면서 영화의 사건과 전개는 흥미진진함이 더해지기 시작한다.

영화가 끝으로 향하면서 일본은 미국 침공의 위협을 받게되고, 패색이 짙어지자 조선인들에게 행한 행각들을 은폐하기 위해 조선인들을 갱도에 가둬 폭파를 시도한다. 하지만 무영은 이를 눈치채고, 모든 군함도의 조선인들을 탈출시켜 다 함께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어두운 역사를 소재로 다룬 만큼,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묵직하고 어둡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함도>는 지루하지 않다. 연출적인 측면에서는 거대한 바다의 풍광과 군함도 내 스펙터클한 장면들이 스크린을 장악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투 신(scene)은 가히 인상적이다. 캐릭터적인 측면에서는 소희의 역할이 크다. 이따금씩 소희가 내뱉는 투정은 관객들의 미소를, 소녀의 순수함이 반영된 대사는 관객들의 감동을 유발시킬 만한 충분한 요소로 자리잡는다. 그녀의 비중은 상당하다.





스크린X 관람이 영화의 현장감과 몰입도를 배가시킨 요소이기도 했다. 전면 스크린 뿐만 아니라 양 벽면까지 총 3면의 스크린을 활용한 스크린X. 좌우로 확장된 파노라마 스크린을 통해 영화적 체험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다. <군함도>는 스크린X 관람으로도 적합한 작품이다. 훌륭한 요소들로 가득 채워진 <군함도>. 흥행이 예상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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