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영화<백만엔걸 스즈코>

우리 모두는 외롭고 불안한 존재

백만엔이 모이면 다른 장소로 또 백만엔을 모으기 위해 떠나는 스즈코. 독립이라는 야심찬 꿈을 안았던 그녀는 룸메이트와의 다툼 후 홧김에 그의 돈가방이 든 가방을 버림으로 인해 전과자가 된다. 이후, 도피를 위해 백만엔걸이 모이면 끊임없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스즈코의 삶을 다룬 영화<백만엔걸 스즈코>.


백만엔 정도면, 자신의 거처를 잡을 수 있고 생활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고 믿는 그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하는 삶을 사는 그녀의 모습은 우리, 청춘의 모습과 닮아있다. 사람으로부터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타인과 가까워지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그녀. 사람에, 그리고 돈에 대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스즈코를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파왔다.



특히,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설정은 스즈코에서보다 그녀의 동생에게서 더욱 극명하게 보여진다. 한편 이 영화는, 한 곳에 안주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대조되는 스즈코의 모습(도망치기 위해서이긴 하지만)을 통해, 새 삶을 향한 도전에 머뭇거리는 관객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아무리 그래도 스즈코의 모습이 결코 행복해보이지는 않는다. 돈에 연연해하지만 과거에 얽매어 직장에도, 그리고 사람에도 정착하지 못 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건실한 생활력은 확연히 드러나지만 情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백만엔걸 스즈코>가 담아낸 모습들은 '우리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오래토록 기억될 작품이다(실제로, 지인들에게 추천해준 후 칭찬깨나 받은 영화이기도 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내일을 위한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