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씨네큐브광화문을 찾았다. 영화 두 편을 보기 위해, 출근 때보다 더 일찍 채비를 하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보고싶었으나 여행 때문에 제때(개봉주) 보지 못한 <파리로 가는 길>과 제때(금주 개봉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현장 발권했다. <파리로 가는 길>을 본 후, 오랜만에 씨네큐브 주변 산책에 나섰다. 들고 온 책도 있었고 다음 영화 시작 시각까지 약 네 시간 가량이 남아, 인근 카페로 향했다.
루소랩은 꽤 오래 전부터 청담점을 즐겨 찾았기에 믿고 갈 수 있었던 커피 전문점. 더군다나, (다음)브런치에서 어떤 작가분께서 광화문에서 가기 좋은 카페라 추천한 글을 본 후였기에 '오늘은 루소랩 정동점!'을 속으로 외치며 찾아갔다. 사실, 광화문을 자주 오긴 했으나 늘 목적지는 씨네큐브 위주였었다. 가는 곳은 거의 정해져 있었다. 씨네큐브, 교보문고, 세종문화회관. 그리고 인근 프랜차이즈 커피숍들.
'정동'이라 불리는 일대는 처음 발을 디뎠다. 씨네큐브에서 강북삼성병원 쪽으로 향하는 사잇골목. 생경했는데, 한적해서 '정말' 좋았다. 루소랩 정동점은 찾기 쉽다.
입장부터 시끌벅적한 기운이 느껴졌으나, 입장했으니 그래도 한 번은 체류해보기로 마음 먹고 2층으로 향했다. 규모는 꽤나 넓다. 하지만 2층을 감싸는 음식 냄새와 소란스러운 분위기는 (내게는)불길한 징조로 다가왔다. 브런치를 파는 곳인데다, 내가 방문한 시간이 오후 12시 경이어서 많은 이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가족, 연인들이 저마다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음식과 수다를 즐기고 있었다. (웁스)
책을 읽기엔 조금 곤란한 분위기여서, 몇 십분 가량을 쉼으로 흘려보낸 후 자리를 맨 안 쪽으로 이동한 후 소설을 꺼내들었다. 준비해간 책은 총 두 권. 장르는 소설 한 권과 인문 에세이 한 권. 인문 에세이를 읽기엔 집중력을 발휘할 만한 환경이 못 되어(물론, 이건 자기합리화일 수도. 내 집중력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도 인정), 소설을 택했다.
어찌됐든 루소랩의 카페라떼는 진:했다.
사용되는 우유는 소화를 돕는 소잘우유다. 머그 한 가득 채워진 라떼를 들고 2층을 오르는 게 꽤나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루소랩에 들러 커피 한 잔과 함께 일요일의 여유를 만끽하는 시간은 좋았다. 어떤 이들의 글에서는 루소랩이 넓은 공간과 조용한 환경 때문에 책 읽기 좋은 카페로 소개돼 있으나, 내가 찾았을 땐 그와는 반대였다. 물론, 공간은 넓다. 하지만 책을 읽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었다. 평일, 인적이 드문 시간대라면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줄 수도 있겠으나, 브런치 향 가득 배인 곳에서 책을 읽는 것도 언밸런스다. 카페라기보다는 비스트로 같은 분위기에 더 가까웠던 나의 첫 루소랩 정동점 방문기. 다음에는 조금 조용한 카페를 찾아봐야겠다.
BUT! 빌딩 한 켠에 피어있는 배롱나무꽃들은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