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다큐멘터리영화 <공범자들>

열받음 주의!



언론은 물론, 나라까지 망친 자. 영화 <공범자들>은 그 인물들을 고발한다. KBS, MBC 등 공영방송은 MB 정권 하에 철저히 '조종'되어왔다. 권력으로써 장악된 언론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다수의 언론인들이 권리가 침해당해왔다.


<공범자들>은 권력과 공영방송을 지키려는 언론인들의 첫 충돌인 8.8 사태에서부터 출발한다. 거기에서부터 권력의 막나가는 행동들이 나열된다. 수차례, 특정한 이유 없이 바뀌는 언론사 사장들과 그 비하인드 스토리는 (익히 알고 있었음에도)흥미롭다. 이 부조리함을 시작으로 권력은 나머지 언론까지 장악해나간다. 이명박이 추진한 '4대강 사업'의 실체를 고발하는 등의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한 MBC가 표적이 된 것이다. 상대적으로 자율 보도가 가능했던 MBC는 삽시간에 시사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관련 PD, 작가 등이 쫓겨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사건을 경험해야만 했다. 이명박 이후, 박근혜 역시 언론을 '갖고 놀았다'. 언론의, 표현의 자유가 철저히 침해당하고 만 것이다.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MBC 구성원들의 반격이 시작됐지만, 그마저도 권력에 의해 쓰러지고 만다. 무려 170일 간의 파업에 돌입했던 구성원들은 설 자리마저 잃고 만다. MBC에 이어, KBS, YTN까지도 저항하지만 이명박은 끊임없이 자신이 휘두를 수 있는 자들을 사장 자리에 바꿔 앉혀가며 언론을 쥐락펴락했다.


아무리 거듭 파업하고, 비난을 가해도, 심지어 정권이 바꼈음에도 불구하고 KBS, MBC 사장의 임기는 1년 반 이상이 남아있는 상태. 진실을 은폐(심지어 왜곡)하고, 고발은 일말의 빛조차 보지 못하는 언론의 부조리. 이명박이 저지른 악행 중 하나다. 기자가 질문을 거부당하고 침묵하고 왜곡하는 자만이 살아남는 언론계의 현 주소. 지켜보는 내내 씁쓸하고, '울컥'하고, 또 욕 나온다(실제로, 많은 관객들의 욕이 영화관 내를 타고 흘렀었다).


<공범자들>은 최승호 감독의 전작 <자백>보다 재미있다. 정치 이슈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감독 특유의 위트와 풍자력이 돋보여서인지 '큭큭'대며 볼 수 있었다. 큭큭 이상의 감동도 있다. 즉, 이 영화에는 희로애락 모두가 담겨있다. 영화에는 다양한 언론인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민낯'을 지켜보는 것 또한 충분한 매력거리가 된다. 이번 영화를 통해, 최승호는 '다큐멘터리의 절대 강자' 자리를 꿰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범자들>은 다큐멘터리영화의 대중화를 이끄는 데 성공했다.


거침없는 작품 덕분에 내 안의 다양한 감정들을 체감할 수 있었다. 많은 타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쓴 맛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권력의 '지저분한 현실'의 목격자가 된 이상, 우리는 공범자가 되지 않기 위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부디, 언론인들의 사회적 역할이 바로 서길 바란다. 그래야 나라도 바로 설 수 있으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더 테이블> 리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