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녀를 통해 사랑의 다양성을 발견하다
모녀의 로맨스를 아우르는 영화<비러브드>는, 프랑스 로맨스영화'답게' 사랑의 달콤쌉싸름한 모든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사랑의 '달콤한 일면'만 보여주려는 고전 할리우드 로맨스의 메시지가 아닌, 창녀, 게이, 불륜 등 다양한 사랑과 관련된 키워드가 등장하는 만큼 영화가 다루는 기간 또한 넓다.
45년 간, 모녀의 로맨스를 다루는 <비러브드>. 로맨스와 함께 그녀들의 '삶'을 뮤지컬 장르에 녹아낸 이 영화는 사랑의 다양성과 함께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통찰력도 갖추고 있다. 인생이 다양한 면을 갖추고 있듯, 사랑 또한 행복과 고통을 동시에 수반한다.
창녀였던 엄마의 젊은 시절과 불륜을 즐기는 엄마(마들렌)를 이해하는 딸(베라), 게이와 사랑에 빠진 딸을 다독여주는 엄마는 사랑의 다양성을 포용하고자 하는 개체들이다. 애증의 관계는 서로의 포옹을 통해 이해와 화해로 거듭난다. 한편, 어떻게 얽히든 진정한 사랑은 과거와 조건을 초월한다는 점 또한 이 영화의 주 메시지다.
자신의 삶이 마치 '데자뷰 같다'라고 말하는 베라는, 자신의 엄마에게서 물려 신게 된 구두를 통해 사랑과 삶을 관철한다. 곳곳에 명대사들이 배치되어 있는 이 영화…. 보는 내내 나의 사랑, 나의 엄마를 돌아보게 됐다.
오랜 기간과 국가를 아우르는 작품인 만큼, 각 신들이 보여주는 매혹적인 풍경들 또한 <비러브드>의 매력! 황홀한 배경들 위를 수놓는 샹송과 팝, 재즈의 향연은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영화 속 명대사]
【마들렌】 "사랑은 가방 속 돌덩이 같지. 사람을 지치게 만들거든. 누구든 대신 들어주지 않아."
사랑 또한 삶의 짐일까. 사람을 지치게 만들 정도로 무거운 돌덩이 같은 존재일까. 마지막 대사는 '정답'인 듯 하다. 누구든 대신 들어주지 않는 게 사랑이라는 건 말이다.
【마들렌】 "사랑의 다른 말은 구속이야. 사랑하는 사람이 죽고 나면, 나도 사라지는거야."
그렇지, 집착이나 구속 없는 사랑은 열정이 배제된 사랑 아닐까…. 친밀감과 열정, 헌신 중 그 어느 것 하나가 결핍되어도 '진정한 사랑'이라곤 할 수 없으니, 구속이 빠진 사랑은 완전한 존재는 아닌 듯 하다.
【베라와 자호밀(베라의 아버지)의 대화】
자호밀 : "넌 용감한거야."
베라 : "혼자 사랑하는 게 용감한 건 아니죠."
자호밀 : "용감하다는 것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심지어 손해를 보더라도 그 마음을 버리지 않는거야. 너의 그 사랑이야말로 진짜 용기야."
아름다운 부녀의 대화! 우리는 타인의 사랑에 대해 손가락질할 수 없다. 타인의 사랑방식 또한 사랑으로 이해하고 인정해줘야만 한다.
【Ending(Song ♪)】 '당신의 사랑이 죽을 만큼 그립고, 그 사랑 없인 살 수 없다는 거죠.'
생애 잊을 수 없는, 결코 씻을 수 없는 사랑은 생존에까지 영향을 미칠 만큼 치명적이라는 것…. 고백하건대, 아직 나는 그러한 치명적인 사랑을 해본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