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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특파원>



영화 <특파원>은 블랙코미디다. 뉴스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는 기자 프랭크는 거짓 수완으로 취재와 보도를 적시에 잘 하는 탓에 인기를 얻은 방송국 간파 스타다. 그와 함께 일하는 음향 엔지니어 이안은, 착하지만 조금은 모자란 남자다. 이안은 자신에겐 과분한(이안의 생각으로) 다혈질의 아내 엘리너의 무시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이안에게도 충성심(혹은 이성적 호감)을 지닌 어시스트 후배 여기자가 있다.

프랭크와 이안, 엘리너 사이에는 서로에게는 말 못할 '사건'이 발생한다. 그 사건의 전말을 뒤늦게 알게 된 후, 프랭크는 이안과 함께 에콰도르 파견 취재에 나선다. 한데, 더 큰 사고가 발생하고 만다. 이안이, 엘리너에게 줄 편지와 여권, 비행기 티켓이 든 봉투를 착각해 버린  탓에 에콰도르 취재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게 '망해버린' 두 남자는 어쩔 수 없이 뉴욕에 남게 되고, 그럼에도 취재를 해야만 했던 그들은 히스패닉계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 다락방에서 거짓 보도를 내보내기 시작한다.

이들의 거짓 보도 과정은 웃지 못할 헤프닝의 연속이다. 온갖 거짓이 난무하지만, 타 방송국들 역시 거짓을 재가공한 방송을 내보내는 장면들을 프랭크와 이안은 '목격'한다. 프랭크의 '거짓 보도'는 커질대로 커져, 한 편의 장황한 소설화되기까지 한다. 한데, 더 큰 일은 프랭크의 '소설'이 정부에서도 주목거리가 되고 만 것. 미국 정부는 프랭크와 이안의 안전을 위해 그들을 에콰도르 미국대사관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한다. 거짓이 탄로나기 직전, 프랭크와 이안은 테러 집단에 납치됐다는 거짓 상황을 꾸며낸다. 그들의 납치극은 국민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엘리너는 '영웅들을 위한 1달러 기부 행사'를 열어 약 13만 달러 정도의 현금을 거둬들인다. 그 돈과 인기를 기회삼아 엘리너는 자기 홍보에 바쁘다.

<특파원>은 아이러니하고도 웃지 못할 상황들이 연이어진다.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지는가하면, 거짓이 거짓을 낳는 부조리한 상황들(언론의 폐단)이 나열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건의 강도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프랭크와 이안이 꾸며낸 거짓이 사실화되어가는 '아이러니'는, 이 영화가 꼬집고자 하는 주 포인트다. 더불어, 부부 관계에 대한 풍자도 상당 부분 깃들어있다. 이 영화는 웃지 못할 상황들이 이어지지만 실소를 자아낼 수밖에 없는 블랙코미디물이다.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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