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있습니다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던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이 개봉했다. 필자는 개봉 하루 전, 여의도CGV 스크린X 시사회로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비밀리에 세계 평화를 지켜왔던 킹스맨. 하지만 그들은 국제적 범죄 조직, 골든 서클에 의해 정체가 발각되고 본부 또한 단번에 파괴되고 만다. 동료들을 잃은 에그시는 멀린과 함께 비밀 금고를 열어, 형제 조직 '스테이츠맨'의 정체를 알게 되고 그들을 찾아나선다. 미국으로 향한 둘은, 위스키 증류 공장 내 설치된 스테이츠맨 본부에 도착한 후 세계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의 정체를 잘 모르는 조직 간의 관계를 좁히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그 과정에서 죽은 줄 알았던 해리와 재회하게 되는데, 그는 킹스맨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잃은 상태다. 킹스맨은 스테이츠맨의 도움을 받아 골든 서클의 악행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한 킹스맨의 전방위적인 분투! <킹스맨: 골든 서클>을 이끌어가는 주된 소재다.
지난 2015년,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속편인 <킹스맨: 골든 서클>은, 이번에도 전작을 이어 '시각적 매력'을 뽐낸다. 기존 스파이물들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색감과 재기발랄한 상상력은 이번 영화에서도 맥락을 이어간다. 관객들이 전작에 감동 받을 수 있었던 요소는 새로움이었을 거다. 가령, 당연시되는 피의 색이 컬러풀하게 그려졌던 것 같은. 비현실적인 매튜 본 감독만의 스파이 월드에 들어선 것 자체가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 열광했던 이유였을 것. <킹스맨: 골든 서클> 역시 그 재미가 있다. 감독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세계 속에서 초현실적인 캐릭터, 아이템들의 액션을 보는 재미 말이다. 하지만 다소 아쉬웠던 점은, 전편 이상의 창의성이 반영되진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영화는 전작에 비해 스케일이 커진 건 사실이다. 다양한 로케이션이 제공하는 화려함과 색다른 구도의 카 액션 신은 가히 인상적이었다. 한편, 에그시와 멀린, 해리의 티격태격대는 모습과 진한 브로맨스가 선사하는 재미와 가슴 뭉클함도 있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많은 관객들이 기대했던 '색다른' '보다 창의적인' 요소의 결여와 키치적 매력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140여 분이 넘는 러닝타임에 대한 필요성에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많은 관객들이 전편과 속편을 비교할텐데, 필자의 느낌으로는 두 작품을 개별적으로 놓고 봤을 때 감상의 재미는 비슷하다고 말하고 싶다. 전편이 재기발랄하고 신선한 매력을 품었기에 더 좋다고 느끼는 이들도 많을 것. 하지만 비교 없이 <킹스맨: 골든 서클>만 놓고 본다면, 오락 스파이물로 즐기기엔 부족하지 않다. 키치한 매력을 품은 B급 스파이 액션물임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매튜 본 감독이 설계한 스파이 월드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확실히 남다르긴 하다!), 극장에서 즐기길 권한다. 스크린X로 감상했을 땐, 3면으로 펼쳐진 파노라마 영상 덕분에 좀 더 풍성한 관람이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