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흥미롭다. 전통적으로 분류되는 오감 외의 여섯 번째 몸의 감각을 설명하고 그를 활용한 미래를 이야기한다. 즉,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감각'을 다루고 있다는 것부터가 <감각의 미래>가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요소다. 감칠맛(우마미), 지방맛 등은 많은 이들에게 통용되는 미각은 아니다. 사이보그의 세상 역시, 많은 이들이 충분히 이해하는 개념은 아니다. 촉감에서도 이 책은 새로움을 선사한다. 오감을 넘어, 시간, 고통, 감정 등의 초감각을 아우르는 이 책. 흥미도가 짙은 이유는, 생소한 것들을 과학적 근거와 실질적인 예시들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 책에는 신경 과학자, 심리학자, 외과 의사, 피어싱 기술자에서부터 요리사, 피클 제조자, 조향사 등 100여 명의 사람들이 등장한다)이다.
세계를 인식하는 과정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한정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식은 충분히 '조작 가능'하고, 또한 조작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 카라 플라토니의 주장이다. 충분히 발전했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과학 기술을 통해 저자는 '신기술을 활용한 인식의 유연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기술의 발전과 인본주의는 대립의 선상에 놓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는 기술과 함께 진화돼왔는데 말이다. 앞으로 이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랜스휴먼, 사이보그 등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새로운 감각을 선보였듯, 우리는 어쩌면 오감이라는 굴레에 갇혀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또한, 우리가 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객관적인 현실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입력된 세계(현실)는 저마다의 문화와 유전, 경험에 의해 '다르게' 입력돼 있다. 따라서 현실은 하나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 중 대부분은, 규정에 갇힌 인식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왔다. 하지만 저자는 그 당연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의문의 증거들을 찾아나서기 위해 직장까지 관두고 전 세계의 소파들을 오갔다. 그렇다면, 그 과정을 통해 내린 저자의 결론은 무엇일까.
인식을 선택적으로 강화, 조작하는 등의 기술적 방법을 통해 '스스로 진화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이미 생활 깊숙한 곳에 활용되고 있는 가상, 증강현실들이 그러하듯, 진화·진보를 위해 기술을 적극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라는 조심스러운 제안을 한다. 물론, 인본적 논란의 여지는 피할 수 없겠지만, 저자의 주장이 마냥 뜬구름 잡는 격은 아닐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수많은 근거들이 그에 대해 입증했고, 먼 미래에나 등장할 것 같았던 기술적 산물들이 우리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각의 미래>의 장점은 단어만으로도 괴리감을 갖게 만드는 인지과학, 뇌과학 등을 쉽고 재미있게 서술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와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저자 자신의 주장에 대한 충분한 근거들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는 끊임없이 진화한다. 진화의 본능과 그에 발맞춰 발전하는 기술력 등에 의해 우리의 미래는 분명 변화할 것이다. 이것이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짜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가 미리 접해야 할 미래 설계를 대한 가이드북이라 표현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