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가기 좋은 한옥마을
대구 도심에서 차로 30분,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도착하자마자 전혀 다른 시간 속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든다.
동구에 자리한 ‘옻골마을’은 400년이 넘는 세월을 간직한 살아 있는 고택마을로, 조용한 고즈넉함과 함께 한국 전통의 정수를 오롯이 담고 있다.
1616년 대암 최동집 선생이 정착한 이후, 경주 최씨 광정공파의 종택으로 지금까지 대를 이어온 이 마을은 단지 오래된 동네가 아닌, 조선시대 양반가의 삶과 풍경을 그대로 품은 유서 깊은 장소다.
마을 입구부터 이어지는 흙담과 돌담, 고풍스러운 기와지붕은 전주 한옥마을 못지않은 정취를 자랑한다.
특히 이곳의 자랑 중 하나는 국가등록문화재 제266호로 지정된 전통 토석담. 흙과 돌을 섞어 수작업으로 쌓아올린 이 담장은 과거의 건축기술과 미감을 오늘에 전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또 하나의 상징적인 공간은 ‘비보숲’.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이 숲은 전통 풍수지리에서 마을의 기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수령 400년이 넘는 나무들이 지금도 마을을 굳건히 감싸고 있다.
숲 옆 작은 연못에는 거북 조형물이 숨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도 좋은 포인트다.
마을 오른편 산길을 따라 오르면 정자가 하나 나타나는데, 이곳에서는 옻골마을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탁 트인 풍경 속에서 잠시 앉아 쉬어 가다 보면 도심의 소음과는 다른, 깊은 평온이 마음을 채운다.
단순한 고택 구경을 넘어 마을 중심의 ‘홍보관’에서는 전통 문화 체험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한복을 입고 고택 골목을 걸어보거나 다식 만들기, 전통차 시음 등은 아이들과 어른 모두에게 특별한 기억이 되어준다.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으며, 평일에는 한적하고 여유롭게 돌아보기 좋고 주말엔 체험 프로그램 운영으로 더욱 풍성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전통과 자연, 일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옻골마을은 짧은 시간만으로도 깊은 쉼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다.
꼭 멀리 떠나지 않아도 우리 곁엔 이런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공간이 있다. 다음 나들이, 이곳에서 진짜 '한국의 옛날'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