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의 밤공기는 선선합니다.
수풀의 내음도 진득합니다.
벌초를 끝낸 풀들의 냄새가 진동합니다.
그런데 또 하나 가득한 냄새가 있습니다.
바로 사람의 내음이지요.
늦은 밤 조깅을 나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테니스를 치러 나온 사람도 있고요.
자전거에 휘황 찬란 빛을 달고 떼로 달리는
동호회와 대비되는 낡은 자전거도 달리는 밤입니다.
어떤 이에게는 노곤한 땀 냄새가
어떤 이에게는 어쩐지 익숙한 옷 냄새가
어떤 이에게는 방금 씻은 것 같은 샴푸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그 냄새들에 취하다 보면
취하다 보면
다른 것에 취한 이들이 눈에 밟히지요.
목요일 다음엔 무엇이 옵니까.
바로 금요일이지요.
이 얼마나 설레이는 일입니까.
1년의 7일을 그리고 5일을 사는 많은 이들에겐
목요일은 그나마 견딜만한
누군가에겐 꿀 같은 연휴가 되어주기도 하지요.
남녀가 웃습니다.
볼은 발그레.
너를 데려다 주나. 나를 데려다 주나.
실랑이를 하는 듯, 소꿉장난을 하는 듯도 보입니다.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타코야끼 트럭 앞 간이 의자에 앉아
밤시간에 활기를 돋우는 주황등 아래
열심히 반죽을 굴리는 아저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원래 무언가에 취하면
계속해서 더 원하게 되는 법이지요.
그래서 목요일 밤은 늘 그렇듯 즐겁습니다.
휭 가버릴 주말을 앞둔 금요일 보다
넉넉하고
이제 겨우 절반을 넘긴 가파른 수요일보다
한숨 돌릴 수 있는
목요일이 있어
이 얼마나 살만한 세상인가요.
이 얼마나 즐거운 세상인가요.
취해서 쓰는 글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