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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옴표 필름 May 11. 2023

인스타그램으로 내 회사를 세상에 알리는 방법

바야흐로 잘 키운 인스타 계정 하나가 내 명함이자 포트폴리오가 되는 시대

  퇴사를 결심하고 프리랜서 생활을 거쳐 사업자를 낼 때까지만 해도, 나는 회사를 키울 생각이 없었다. 창업의 시작은 단순했다. 갑자기 일이 들어왔는데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어야 한다고 해서 급하게 신청했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저 꾸준히 영상 일을 하고, 여기저기서 알아주고 불러주는 '감독' 혹은 'PD'가 되는 게 꿈이었다. 그런데 일 년, 이 년 시간이 흐르고 작업물이 쌓이다 보니 내 회사에 애착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촬영장에 갔을 때 기획안에 내 이름 대신 써 있기도 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할 때 항상 보고, 사업자 계좌 예금주명 내 이름 바로 옆에 항상 붙어 있는 그 이름, '따옴표 필름'. 일을 하면서 자꾸 보다 보니 정이 들었나 보다.


  본격적으로 내 회사를 널리 알리고 더 나아가 동종업계의 다른 업체와의 차별점을 내세울만 한 게 뭐가 있을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건 불과 작년 하반기 정도쯤이었을 거다. 그 전까지는 우직하게 컴퓨터 앞에 앉아서 최대한 많은 일을 최대한 바쁘게 해내는 것만 잘했고, 그게 정답인 줄 알았다. 그렇게 바쁘기만 하니까 별다른 생각에 잠길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내 사업의 다음 단계를 그려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저 계속 이렇게 살게 되지 않을까? 하며 어려운 숙제를 미루듯 눈앞에 닥친 일만 하면서 세월을 보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언제부터 내 커리어, 내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꿨을까?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관점 변화의 시작점이 의외의 곳이다. 나는 작년 하반기 내내 시간을 쪼개서 콘텐츠 마케팅 수업을 수강했다. 본업인 영상 일이 즐겁지만서도, 대학 전공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너무 한 우물만 판 느낌이 들어서 문득 삶이 갑갑하게 느껴졌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한때 광고대행사에 몸담은 사람이었고, 지금까지도 작업하는 영상의 대부분이 브랜드 채널에 올라가는 광고 건인데 콘텐츠 마케팅에 대해 깊게 모르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수강하기 시작했었다. 너무 영상 '제작'에만 치우쳐져 있는 나의 커리어를 보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은 채로 말이다. 그런데 수업을 점차 듣다 보니 이걸 내 사업과 연관지어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마케팅이든 브랜딩이든, 어쨌든 나처럼 작은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야말로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고 롱런하려면 반드시 함께 안고 가야 하는 숙제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 작고 귀여운 회사는 어떻게 마케팅과 브랜딩을 해나가야 할까? 사업장을 집주소로 해놓고 내 작은 방에서부터 시작된 사업인 만큼, 당연히 인터넷 세상에서 홍보가 이루어져야 했다. 우선 나는 예전부터 유튜브에 온에어된 작업물들을 업로드해서 모아둔 인스타그램 포트폴리오 계정이 있었다. #영상제작, #영상프로덕션, #아이돌예능 등등 작업과 관련된 해시태그를 꼬박꼬박 달아서 업로드하고, 별다른 활동은 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아주 긴 시간에 걸쳐 팔로우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거의 다 나의 지인들이었고, 아마도 인스타그램의 '알 수도 있는 사람'에 떠서 찾아와서 팔로우해준 것 같다. 팔로워가 50명이 채 안 됐을 때만 해도 이 인스타그램을 키워서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안 했었다. 그냥 이 계정을 관련 업계의 누군가가 보고서 우리에게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완전 땡큐겠다! 아니면 말고. 정도의 생각으로만 꾸준히 올렸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60명이 넘고 포트폴리오가 제법 쌓였을 무렵, 계정을 조금 신경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세상에는 잘 가꾼 인스타그램 계정이 곧 나의 명함이자 포트폴리오가 되는 시대다. 나는 작업물을 업로드하면서, 약간의 금액을 투자해서 광고를 돌려보기로 했다. 시작은 미미하게 5일간 5만 원 정도였다. 사실 기대를 하나도 안 했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광고를 태운 콘텐츠가 유명한 셀럽과 함께 작업한 건이었는데, 그래서 그런 건지 포트폴리오 계정으로의 유입과 팔로워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광고를 태우기 전 60명 초반대였던 계정이 갑자기 팔로워가 80명대가 되었고, 재미(?)를 붙여서 다른 작업 건도 비슷한 금액으로 동시에 돌렸더니 순식간에 팔로워가 100명이 넘었다. 약 한 달도 되지 않아 지난 1년간 계정을 방치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비약적인 성장이었다.


  광고를 통해 들어온 팔로워도 꽤나 괜찮은 타겟들이었다. 애초에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를 돌릴 때, 기간과 예산을 설정하며 타겟도 직접 설정할 수 있었다. 나는 내 작업물과 관련된 '영상', '프로덕션', '유튜브', '아이돌', '콘텐츠'등의 키워드를 비롯해서 '디지털 마케팅', '광고', '미디어', '패션', '에이전시' 등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키워드도 설정해두었다. 인구통계학적 타겟은 19~45세의 남성 및 여성이고 지역은 서울로 했다. 콘텐츠 마케팅 수업 때, 타겟을 좁게 설정할수록 어필이 잘 된다는 내용을 기억해서 내 작업물과의 관련성에서 최대한 벗어나지 않도록 설정했다.


  

인스타그램은 마케팅알못이 적은 자본으로 이것저것 공부하며 시도해볼 수 있는 정말 좋은 장이다!


  한 달도 되지 않아 세자릿수의 팔로워가 만들어졌다. 당장 이렇게 도달 계정과 팔로워 수가 늘었다고 해서 DM이나 이메일로 일이 들어온 건 아니지만, 어쨌든 불특정 다수에게 내 회사를 알리는 데는 성공한 것이다. 새로 들어온 팔로워들 중에서는 영상 혹은 광고업계와 관련된 분들도 종종 보였다. 이렇게 비슷한 업종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언제든 나의 잠재 고객이 될 수 있으니 이것도 꽤 좋은 기회를 만든 거다.


  요새 느낀 점은, 지금처럼 인스타그램에 단순히 포트폴리오만 올리기보다는 다양한 채널을 이용하여 우리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브랜딩을 해볼까 고민 중에 있기도 하다. 수많은 영상 프로덕션 중에 우리만이 가진 독특함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과 CC고, PD 부부가 공동 대표로 함께 운영하고, 다양한 셀럽들을 직접 만나서 예능을 전문적으로 제작해왔다는 점들이 우리가 브랜딩에 도전하기 아주 좋은 메리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만의 스토리를 재미있고 진솔하게 어필하면 '따옴표 필름'이라는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어떤 형식으로, 어떻게 작업물과 함께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을지 덜 바쁠 때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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