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속도를 묻다
오랜만에 오른 산길에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육십 중반은 돼 보이는 남성이
휭,
작은 바람 하나를 앞세우고 올라간다.
나의 지친 발걸음과 달리,
그의 잔걸음은 중력을 거스르듯 가볍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걷는 것보다 빠르고 뛰는 것보다 느린,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의 산을 오르고 있다.
자꾸만 앞서가는 숨을 잡으려 한참을 서서,
내 삶의 속도를 계산해 보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나만 혼자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 느낌은
때로는 나를 당혹스럽게 한다.
모두가 제 길을 잘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 자리일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나를 멈춰 세운다.
삶은 경주이고, 마라톤이고,
달려야 한다는 말을 너무 오래 들어온 탓일까.
멈춰 서는 일은 아직도 불편하다.
찬찬히 돌아보라는 말은
언제나 나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이지만,
여전히 쉽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