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after Love” 사랑 후의 사랑 Derek Walcott
The time will come
when, with elation,
you will greet yourself arriving
at your own door, in your own mirror
and each will smile at the other’s welcom,
and say, sit here. Eat.
You will love again the stranger who was your self.
Give wine. Give bread. Give back your heart
to itself, to the stranger who has loved you
all your life, whom you ignored
for another, who knows you by heart.
Take down the love letters from the bookshelf,
the photographs, the desperate notes,
peel your own image from the mirror.
Sit. Feast on your life.
그 때가 올 것입니다.
기쁨에 넘쳐,
당신 자신를 맞이하는 때가,
당신의 문 앞에, 당신의 거울 속에 도착한 자신을,
그리고 서로의 환영에 미소를 지으며 말할 것입니다.
‘여기 앉아서. 드세요.’
당신 자신이었던 그 낯선 사람을 당신은 다시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포도주를 주고, 빵을 주십시오, 당신의 마음을 돌려 주십시오.
스스로에게, 평생 당신을 사랑한 그 낯선 이에게,
다른 이에게 마음을 주느라 당신은 외면했지만,
당신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에게.
오래된 연애 편지들을 책장에서 꺼내고,
사진들과 간절했던 메모들을 꺼내 보세요.
거울에서 자신의 모습을 떼어내세요.
‘앉으세요. 그리고 당신의 삶을 잔치처럼 즐기세요.‘
‘삶’이라는 단어가 마치 남의 것인마냥 어색하게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한 두번의 순간들에서는 누구나 그러려니 하며 넘겨왔지만, 이제는 더이상 그렇게 덤덤하지 못할 처지가 된 것 같습니다. 딱히 큰 변화가 있어 피치못할 처지에 놓인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나의 마음이 잠자코 있지 않으려고 합니다. 철이 들어가는 건지 나가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러한 표현 조차도 나에게는 너무나 멀고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너무 자세하게 들여다봐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대략적으로만 살펴봐 온 탓일까요.
홀짝 놀이하듯 아주 미묘한 나만의 감으로 하나의 입장 택하려 해도 마음이 선뜻 ’그렇다‘고 동의하지는 않을 깸새가 보입니다.
고개를 살짝 돌려 딴청을 피우거나 스쳐 지나갈 바람이라 우길 수도 있는데도 말이죠. 참으로 난감해졌습니다.
기차에서의 ‘삶’은 ‘달걀’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삶‘이라는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놀랍게도 많은 것들이 보입니다.
뼈와 살, 살코기, 살점, 살결, 살얼음, 살살하다, 살뜰하다, 살갑다, 살붙이
살다, 살아나다, 살아가다, 살아오다, 살아남다, 살아지다, 살리다
살음, 살이, 살기, 살길, 살맛, 살림
삶
보물찾기 하듯 찾아낸 말들에서는 손바닥과 손등처럼 하나의 두 가지 특성을 보여줍니다.
강인함과 연약함, 고독과 연결, 능동과 수동, 즐거움과 괴로움, 실용성과 의미
참 다행입니다.
움츠려드는 삶의 그림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편에는 다른 가능성도 있음을 말하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아직은 기회가 있다는 말이겠죠.
살아가다보면 기회가 세 번은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어디 거져 주어지는 기회가 있던가요. 모든 기회는 사실 만들어지는 겁니다.
다만 너무 큰 기회를 기대하지 않고, 평소에 작게 조금씩 만들어가는 기회를 기대하며 이번 연재를 기획합니다.
인생은 한 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흘러가는 작은 순간들의 연속일테니까요.
열살 남짓 할 때 엄지 발가락에 난 티눈으로 무지 괴로웠던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비껴 디뎌도 아프기는 매 일반이었습니다.
결국 연필깍는 칼을 잡고 어줍잖은 실력으로 도려내고 또 도려냈던 적이 있습니다.
스스로 수술했기에 겁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남의 손에 맡겼더라면 아마 엄청 아파서 울었을 겁니다.
‘마음챙김’을 삶의 작은 상처들에 바르는 연고로 인식되어가는 요즘입니다.
작은 상처들을 자세히 보며 혼자서 연고를 바르고 치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스스로 그리고 함께 치유하는 쪽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고 마음이 말합니다.
아이를 키우며 ‘챙긴다’는 의미가 좀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손발로 뒤치닥꺼리를 하면서도 몸과 마음 그리고 미래도 함께 챙겨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려 했습니다.
어떠신가요?
우리가 가야할 길은 모퉁이 지나서 바로 끝나는 짧은 길은 분명 아닐 겁니다.
그렇지만 한걸음 한걸음을 잘 내딛다 보면 어느새 뒤를 돌아보며 미소지을 순간이 올겁니다.
멀치감치 떨어져 있던 나 자신을, 나의 삶을 즐겁게 사랑하는 길을 걸어갑니다.
마음을 챙기고 삶을 챙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