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D+3

by 꼬북

오늘은 너를 내 품에 꼭 안고 처음으로 너의 온기를 느껴본 날이야.


엄마는 너를 처음 느껴보는 데 이틀 정도 걸렸어. 네가 태어나던 날에 엄마가 많이 힘들어서 의사 선생님이 엄마를 잠시 재워줬어, 그래서 엄마 대신 아빠가 너의 첫 울음소리를 듣고 너를 품에 안고 반겨줬단다.


엄마의 생각보다 엄마가 되는 일은 힘들었어. 며칠 안 되는 시간이지만, 엄마는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먹고 걸을 수 있도록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어. 그래야 너를 보러 갈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 힘든 모든 과정 속에서 아빠와 엄마는 한 팀이 되어 서로를 부축해 주고, 위로해 주고, 돌보아주면서 하루하루 너와 온전히 함께 할 수 있도록 회복 중이거든. 그렇게 아빠가 엄마를 정성스럽게 보살펴 준 덕분에 네가 태어난 지 삼 일째가 된 오늘 엄마도 드디어 너를 만나러 갈 수 있게 되었는데 정말 지금까지의 어떤 만남보다도 떨리고 설레었단다.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처조차 까맣게 잊을 정도로 엄마는 너무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 기뻤어.


너를 보자마자 품에 안아보니 너무도 따스한 온기가 전해져 왔어. 그리고 아직 눈도 뜨지 못한 네가 엄마 젖을 찾아 꼭 물고서는 너무 힘차게 빨아서 정말 놀랐단다! 너를 위해 엄마가 이렇게 만들어졌구나, 너를 이렇게 따스히 안아주고 먹여주고 사랑해 주기 위해..

엄마는 처음으로 느껴보지 못한 삶의 또 다른 의미를 느끼게 된 것 같아.


너의 힘찬 숨소리, 빨갛게 달아오른 두 뺨, 아직 너무도 밤송이 같은 머리카락, 약간 뾰족하게 자리 잡은 두 귀, 하나하나 눈에 채워 담았어.


그리고 처음으로 너에게 엄마 목소리를 들려주며 끝없이 사랑한다고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이야기해 주었단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너를 보내고 엄마는 아빠에게 신나서 달려갔어. 너를 처음 본 이 느낌을 하나하나 이야기하고 싶었거든. 아빠도 너무 신기한 눈으로 엄마 이야기를 들으며 기쁨을 같이 나누고는 이제 두 명의 쪼꼬미를 지켜야 한다며 어깨를 으쓱으쓱했단다.


엄마 아빠에게도 너는 참 신기한 존재야. 엄마 아빠가 같이 너를 만들었다니! 우리는 너와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에도 네 사진을 같이 들여다보며 둘이 방글방글 웃음을 나눈단다. 너의 작은 몸짓 손짓 -엄마를 쏙 빼닮은 전매특허 눈썹 한쪽만 올려 찡그리기까지-

하나하나 엄마 아빠는 너무 신이 나. 네가 오늘 처음으로 두 눈을 겨우 뜨고 아빠를 바라보던 모습도 얼마나 놀랍던지. 앞으로도 너의 모든 순간에, 너의 처음이 되는 그 놀라운 순간들에 엄마 아빠가 함께 하겠지?


엄마 아빠에게 건강하게 와주어 고마워.

그리고 꼭 기억해 주렴.. 엄마는 이 모든 순간을 함께 하게 된 사람이 너희 아빠라서 정말 감사하단다.

아빠의 사랑 때문에 엄마도 너를 엄마로서 지킬 힘을 회복하고 있어. 엄마에게 오늘은 앞으로도 우리 셋, 이렇게 사랑으로 서로를 잘 돌보며 살 수 있으리라 믿게 되는 하루였어. 때로는 너의 온기로, 아빠의 온기로, 그리고 또 엄마의 온기로 서로를 채우며.. 우리 그렇게 따뜻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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