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0
아들, 우리가 함께하는 첫 크리스마스야.
흥겨운 재즈 음악소리에 너도 따라 발을 동동 구르니
엄마 아빠는 너무 신기하고 신이 났어.
특히 드럼 솔로 파트가 연주될 때면
같이 리듬을 타는 네가 신기해서 두 손을 같이
엄마 배에 포개고 둘이 얼마나 미소 지었는지 몰라.
우리 셋이 정말 함께 하고 있구나~
느껴지는 순간이었어.
올해도 어김없이 엄마 아빠는 둘만의 크리스마스 저녁을 마련하고 스노우맨을 닮은 케이크도 준비했어.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 달콤한 케이크를 나누며
우리는 저녁 내내~내년이면 너와 함께 보내게 될
크리스마스에 대해 상상했어.
내년이면 이 식탁에 아기 의자가 하나 생겼겠지?
너는 어떻게 생겼을까? 어떤 표정을 지을까?
우리 같이 크리스마스 파자마를 맞춰 입을까?
네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어떤 걸까?
(너를 겨우겨우 재운 다음 엄마 아빠는 소곤소곤
우리 올해도 수고했다며 짠! 을 외치고 있지 않을까?)
이제 정말 너의 얼굴을 보게 될 날도 몇 주 안 남았어.
앗! 그러고 보니 몇 주 뒤면
너도 엄마 아빠 얼굴을 처음 보게 되겠지?
궁금하지? 엄마 아빠는 어떤 사람들 일지~
엄마 아빠는 세상에서 너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야.
아빠는 말이야.
실패하면 돌아갈 곳이 없어질까 봐
많은 기회 앞에서도 주저했던 아빠의 지난 일들을
돌이켜 보면서 아쉬움이 많았데.
그래서 너에게는 실패해도
충분히 다시 시작해 볼 용기가 채워질 때까지
숨을 고를 수 있는 안식처가 항상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너의 뒤에서 항상 묵묵히 지켜주고 싶다고 했어.
엄마 생각엔 아빠는 그 약속을 잘 지킬 것 같아!
왜냐면 아빠는 엄마가 너를 처음 품고 생기는
변화들에 힘들어하고 잠 못 이룰 때도
항상 평정심을 잃지 않고, 엄마를 토닥이며
잘할 수 있다며~누구보다 사랑으로 우리 둘을 보살펴주고 지켜주고 있거든.
엄마는 그런 아빠의 사랑을 믿어.
도저히 숨이 턱 끝까지 차서
내 스스로 숨을 되찾을 수 없을 것 같을 때에도
돌아보면 아빠가 너를 지켜보고 있을 거야.
그리고 두 팔 벌려 너를 꼭 안아주고 토닥거려 줄 거야.
그러니 혹여나 어떤 문제가
너를 너무 벅차게 하는 날이면 엄마 아빠를 찾아,
우리 같이 잠깐 누워 하늘도 보고
별도 보며 숨을 되찾아 보자.
너에게 찾아올 그런 날들조차도 기다려지는 너무도 반짝이는 오늘, 우리의 첫 크리스마스 밤이야.
사랑하는 나의 아들,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