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제주 1화 - 제주라고?

by SOL


그 해, 제주 1화


“예? 제주도요?”


나는 믿기지 않았다. 내가 잘못들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과장님은 차분하게 다시 말을 했다.


“제.주.도.”


과장님은 친절히 나를 위해 다시 한 번 더 이야기 했다. 뭐라고? 제. 제주도...? 그 국내 여행지로 제일 가는 제주도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는 ... ..육지가 아닌 ... 섬..

“여러분, 제주도 올레길을 촬영하기로 했습니다.”


과장님은 내 반응따위 신경쓰지 않고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뜯어 보았다. 아무도 나만큼 당황한 기색은 없었다.


“덕분에 제주도도 가고 좋네.”


가장 연장자였던, 정우오빠가 한마디 거들었다. 오빠는 이 작은 프로덕션에서 직급은 의미가 없었다. 정우오빠는 포지션정도로 생각하면 조연출 정도됐다. 그리고 이 프로덕션에서 제일 나이 많은 사람. 오빠는 원래 자연 풍경을 좋아했던 사람이라 그런지 반가운 기색을 보였다. 그건 한가롭거나 사치스럽게 여행할때나 좋은거고! 나는 항변하려다가 꾹 참았다. 이번 촬영지에 대해 불만이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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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제주도에 악감정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난 25살이 되도록 제주도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가본적 없는 곳이라 이번 기회에 가면 좋겠지만 제주도는 딱히 끌리지 않았다. 나는 생선의 비린맛을 좋아하지 않아 해산물을 잘 못먹을 뿐더러, 자연을 보는데 그닥 흥미가 없었기 떄문이다. 바다? 바다도 볼 이유가 없었다. 부산에서 늘 보는 것은 바다니까. 한라산? 오름? 오우 나는 등산은 딱 질색이다. 그래서 나는 제주도에 별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다.


“제주도에 있는 올레길을 주제로 로드 다큐처럼 촬영할거예요.”


제주도 중에서도 유명 관광지 중심으로 가는게 아니라 대상은 올레길이라고 한다. 나는 그날 올레길에 대해 처음 들었다. 올, 오레? 내가 하는 올레는 K통신사 이름인 Olleh 인데..


그날로 나는 도서관에 가서 올레길에 대한 책을 빌려보았다. 책을 펼쳐본 나는 아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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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는 서명숙 이사가 프랑스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영감을 받아 자신의 고향인 제주에 길을 만든 것이었다.

순례길이라니, 나는 연관되는 단어에서 몸서리를 쳤다. 생각만해도 순탄치 않은 길이 예상됐다.

하지만 나는 선택권이 없었다. 나에게는 내가 메인이 될 수 있는 첫도전이었으니깐. 어렸던 나는 호기로운 선택을 했다. 뒷걸음질치기보다는 전진을 하기로 한 것이다.

“많이 조사해왔어?”


우리는 각자 조사를 해와서 전체 회의를 했다. 제목부터 어떻게 진행할지 컨셉 회의를 하기 위함이었다. 나는 그동안 봤던 제주 올레 다큐멘터리를 떠올리며 말했다.


“호스트를 설정하고 그 사람을 따라서 같이 촬영을 해봐야할 것 같아요. 20개가 넘는 올레길은 결국 바다, 오름의 반복일거고 사람이 있어야 이야기가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냥 자연만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을것 같아.”


과장님이 말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호스트를 찾기로 했다. 호스트는 시청자들이 ‘나’라고 생각하고 보는 상대다.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상대란 뜻이다. 그래서 평범하고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호스트를 선정하는 일은 꽤나 까다로웠다. 무엇보다 제주도의 촬영일정을 같이 소화해낼 수 있어야 하는 사람이었으니깐. 일을 하는 직장인 중에 그런 사람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떻게 일정을 조절하고 부턱하고 나서야 우리는 간신히 호스트를 정했다.


나는 일단 인터넷으로 책으로 봐둔 올레길에 대한 것을 상상해서 쓰기 시작했다. 제주 올레란 어떤 것이고 올레라는 뜻은 어떤 의미이며, 등산할 때의 옷차림이라든가. 1코스에서 볼 수 있는 것들 오름의 이름, 바다의 이름 등등... 그런 것들을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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