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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Feb 25. 2021

노력은 우리를 배신한다!

번아웃 증후군, 제대로 이해하면 벗어날 수 있다

직장에서 계층의 사다리를 계속 오르다 보면 시간과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반비례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현장 근무와 달리 본사라는 조직의 업무 특성상 클래스(class)가 달라지게 된다. 업무의 디테일함도 중요하지만 전체 업무의 흐름인 빅 픽쳐(big)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용하는 뇌의 용량이 커지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흰머리까지 생겼다. 


업무의 폭과 깊이가 커지니 담는 그릇의 용량도 키워야 했다. 하지만 그릇이란 게 어디 쉽게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않은가. 깜냥이 안되니 채우는 업무량은 차고, 넘치게 되고 그릇에 작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본인 스스로가 져야 할 책임의 무게를 나눌 직원들이 없다 보니 그릇의 균열은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1997년 조지아 대학의 진 브론디 박사는 "왜 어떤 사람들은 더 쉽게 감기에 걸리는 것일까?"라는 연구를 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광고를 보고 찾아온 참가자들에게 코를 통해 감기 바이러스를 주입한 후 며칠간 관찰을 했다. 실험이 끝난 후 박사는 실험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성격을 분석한 후 충격적인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더 부지런하고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훨씬 더 병에 쉽게 걸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힘겨운 상황을 견뎌내 버릇하면 면역체계가 쉽게 손상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결과였던 것이다. 또한 2015년에 진행한 실험에서는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의 백혈구가 동년배에 비해 조기 노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기회와 평등을 보장받지 못한 사람이 개인의 노력으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나면 오히려 건강이 나빠지는 현상을 '존 헨리이즘(John Henryism)'이라고 한다. 이렇듯 과도한 노력이 우리는 배신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바로 '건강의 악화'이다. 


유명한 심리학자인 로이 바우마이스터란 학자는 '자아 고갈 이론(ego deletion theory)'을 주창했는데 인간의 능력은 에너지와 자원처럼 소모되며, 부족해지고, 최종적으로 고갈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렇듯 고갈된 자원을 채우지 않고 계속 쓰기만 한다면 결국 몸과 마음의 모든 에너지원은 고갈되고 통제력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세간에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진리처럼 회자되고 있다. 물론 어제의 나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인생에서 매우 값진 행동이다. 삶의 우여곡절 속에서도 좌절을 극복하고 성공을 이룬 사람들은 모두 칠전팔기를 경험한 이후에야 그것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돈은 잃으면 다시 벌면 되지만 건강은 한번 잃으면 이전에 번 돈을 다 써도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력이 우리를 배신하지 않도록 평소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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