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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Feb 25. 2021

(YJ)무식하면 용감하다

인생을 가장 현명하게 사는 노하우! 메타인지(Metacognition)

개그맨 이경규가 TV 방송을 통해서 "잘 모르고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습니다"라는 멘트를 날렸는데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이 말은 어떤 분야에 대해서 전문지식도 없으면서 끝까지 아집을 부리면서 자기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인지 편향을 가진 사람들을 비꼬는 말이다. 요즘에는 사건에 대해서 본질을 모르고, 선동당해 일을 벌이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곤 한다.


학교 때 시험기간만 우등생은 되면 매우 불안하고 초조한 반면, 열등생은 오히려 여유와 자신감이 넘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시험이 끝나고 성적을 받으면 우등생과 열들생이 예상하는 성적의 차이는 매우 현저하게 나타난다. 특히 열들생들의 예상은 크게 빗나간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주변에서 봤을 때 자신감이 넘칠 이유가 없는데 자신감 충만한 사람을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가 있는데 이를 바로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 - Krugger Effect)'라고 한다.


코넬 대학교의 데이비트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가 1999년 65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이해력에 대한 20가지 항목에 대한 시험을 치른 후 평가를 진행하면서 자신들의 성적에 대해 스스로 예상해 보라고 시켰다. 실험 결과 하위 25%는 자신이 상위 40% 이상이라고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상위 25%는 자신이 상위 30% 이하일 것이라고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이런 실험 결과를 통해 더닝과 크루거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실험에서 밝혔다. 그렇게 하면서 더닝과 크루거는 능력이 없는 사람에 대해서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의 진정한 능력을 알아채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곤경을 알아보지 못하고, 훈련을 통해 능력이 나아지고 난 이후 이전의 능력 부족을 이해하고 인정한다고 최종 결론을 지었다.




정치에서도 이런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 정치 심리학(Political Psychology) 저널에 실린 한 연구에 의하면, 연구자들은 피설문자들에게 실제 정치 지식이 얼마나 되는지 설문조사를 하게 하고, 본인들이 평소 생각하는 정치 지식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예상하게 했다. 


실험 결과 실험에서 낮은 성적을 기록한 사람들이 높은 성적을 기록한 사람들에 비해 자신이 정치를 잘 알고 있다고 과신하는 정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난 반면 정답을 많이 맞힌 사람들은 오히려 실제 수준보다 자신의 지식수준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적은 정보로도 쉽게 확신하고 단정 짓는 편향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입장을 보이고, 정치적 프레임에 잘 걸려드는 편이라고 한다.


어떤 분야에 대해 겨우 책을 한 권 읽고 난 후 자신이 그 분야를 마치 마스터했다고 전문가처럼 떠드는 사람들은 정말 경계해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면 신입사원이 가장 용감하다. 오히려 직장생활을 하면 할수록 업무가 더 어려워지고, 어떤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모든 가용한 측면을 고려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지기 때문이다. 업무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깊이는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곤란할 때가 있는데 바로 부하직원을 평가하고 피드백할 때다. 특히 상위직 책자들은 부하직원들을 평가하는 기간이 도래하면 잠을 설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고과 피드백을 할 때 가장 힘든 평가가 부진 평가를 받은 직원들이다. 논리를 가지고 설명을 하는데도 자신이 왜 낮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까? 더닝 쿠루거 효과를 이해하면 빠르다.




메타인지(Metacognition)라는 용어가 있다. '인식에 대한 인식', '생각에 대한 생각, '자신을 객관화하는 능력'이다. 쉽게 설명하면 메타인지란 '자신을 객관화해서 보는 인식능력'으로 내가 인지하고 있는 것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고, 나아가 '행동이 낳은 결과를 예측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과 직장생활을 잘하는 직장인들은 본인이 뭘 잘하고 있는지 모르는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잘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공부를 잘하는 상위 0.1%의 학생을 조사해 보면 공통적으로 메타인지가 높다. 학업에 대해 스스로 확인하고, 통제하는 능력이 다른 학생에 비해 뛰어나며, 이런 자가 모니터링(Self Monitoring) 잘한다.



"독서실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공부를 한다. 참 웃기는 일이었다. 내가 제일 공부를 잘하는데, 내가 제일 열심히 한다." 서울대 의예과 학생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글이 요즘 화제다. 비즈니스나 직장생활에서 메타인지는 자신이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만약 메타인지가 우수한 사람들은 어떤 운동을 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자신의 몸에 효과적인지까지 알고 실행한다. 만약 당신이 리더의 위치에 있다면 이런 메타인지는 매우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살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공부도, 성공도, 성취도 모두 '깨달음과 각성'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각성이라는 과정에서 나오는 메타인지는 학습에도 적용 가능하지만 인생의 여러 가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속성 기제이다. 정말 열심히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주변을 보면 정말 신의 성실한 사람들을 많이 있다. 노력은 엄청나게 하는데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시간의 투입량과 성과의 효율성'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그냥 열심히 했기 때문에 효율이 나지 않은 것이다. 결론은 '제대로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메타인지를 키울 수 있을까?




첫 번째,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남에게 가르치는 연습을 하면 메타인지가 커진다. 이전에 얘기했듯이 메타인지란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하게 구별하고 아는 능력'을 의미한다. 제대로 안다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남에게 설명할 수 있고, 가르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남을 제대로 가르치지도 못하는 것은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의미다. 공부도 일도 이런 메타인지에 대한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더욱 높은 성과와 효율을 만들 수 있다. 삶을 바꾸고 변화시키는 것도 바로 이런 올바른 이해와 인지에서부터 시작한다.


메타인지가 떨어지는 사람은 절대 자신을 바꿀 수도, 변화시킬 수도 없다. 타석에 많이 들어서는 선수가 결국 홈런을 많이 치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용기, 실수를 극복하는 용기,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 창피함을 무릅쓰는 용기가 메타인지를 높이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은 겸손한 경향이 높다. 공감대와 교감능력도 뛰어나다


무엇을 끊임없이 탐색하면서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인생이다. 그것을 빨리 알면 빨리 성공할 확률이 크다. 현명한 상사는 자신이 부족한 부문을 채워줄 수 있는 부하직원을 두며, 부부관계에서도 서로의 부족함을 메우면서 관계의 숙성이 깊어지게 된다.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극과 갈등이 발전의 초석이 된다.


다음으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명상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럴 때 외로움과 고독은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나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성찰할수록 메타인지가 향상된다. 시간이 날 때 글을 쓰는 것도 메타인지를 향상시킨다. 나의 생각들을 맥락에 맞게 정리하고 요약하면서 자기를 객관화할 수 있게 된다. 대화나 토론도 메타인지를 향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타인의 의견과 시선을 통해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직장생활을 한다면 상사, 주변 동료, 부하직원들을 통한 '360도 피드백'도 도움이 된다. 적개심을 가지기보다는 업무적인 강약점과 개선점을 허심탄회하게 듣고 개선하려는 태도는 메타인지를 키우느데 도움이 된다. 




『논어』 「위정」 편에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是知也)'라는 문장이 나온다. 공자가 그의 제자 자로에게 '앎이란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라고 가르쳤다. 이 말뜻은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처럼 무지(無知)에 대한 자각을 의미한다. 즉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이 곧 앎이란 말이다. 삶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고, 상황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메타인지가 필요하며, 이런 메타인지는 상대방과의 유대감과 공감능력을 만들어 주고, 교감도 키워준다. 메타인지는 결론적으로 삶의 큰 깨달음에 이르는 개념이고, 성찰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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