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선생님 #상사 #팔로우십 #개구리 올챙이 적 기억 못 한다
얼굴은 무서워도 마음은 따뜻해요
언제나 우리들은 선생님이 좋아요
화를 내면 사나운 호랑이 같지만
정의에 앞장서는 용감한 호랑이
우리들의 선생님 호랑이 선생님
이 세상에 제일 멋진 호랑이 선생님
분필과 지우개가 날아다니고, 뾰족하게 깎아 페인트칠 한 지시봉과 검은색 출석부가 체벌 도구로 난무하던 시절! 교권은 하늘을 찌르고, 학생들의 인권은 철저히 유린되었던 그때 그 시절! 학교마다 '호랑이 선생님'들이 계셨다. 어떤 학생은 선생님이 너무 무서워 화장실 간다는 소리를 못해 오줌을 지리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 당시는 한 반에 60명이 넘는 아이들이 서로 부대끼며 생활했다. 먹고살기가 힘들었고, 물질적으로 가진 것도 없었을뿐더러 지금처럼 사교육은 꿈도 못 꾸었던 시절이었다. 먹을 것과 놀 것이 부족한 청소년들은 '호랑이 선생님'을 보면서 감정 이입도 했고, 꿈과 희망도 키웠더랬다. 특히 조경환 님은 엄격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상하고, 아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북돋우는 '호랑이 선생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면서 그 당시 모든 어린이들의 '호랑이 선생님'으로 추앙받기도 했다.
인생 멘토로 선정된 상사들은 자상하고 배려심 많은 '천사 상사'들이 아니라 어느 정도 카리스마도 있고, 업무적으로 엄격하고 까다로운 워커홀릭(workaholic) 유형의 '호랑이 상사'들이 많았다. 업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는 게 공통된 선정 이유였다.
난 솔직하게 그들의 피지배적인 사고에 조금 충격을 받았다. 자상하고 배려 깊은 '천사 상사'들 밑에서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일을 하면서 성과도 만들고, 인정까지 받으면 금상첨화인데 왜 굳이 힘든 '호랑이 상사'밑에서 욕먹고, 야단맞으면서 일을 하는 게 그들은 좋았던 것일까?
회사처럼 명령과 복종,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에 의한 질서가 명확하게 자리 잡고 있는 조직은 드물다. 만약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가 있다면 조직의 방향을 설정하고, 나가게 하는 것은 피지배자들(조직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동기 즉, 팔로어십일 것이다. 조직 구성원들은 카리스마 있는 리더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이해하면서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수동적일 때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자신이 업무의 방향을 수립하고,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면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조직 구성원들은 리더가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단정적이고 확신에 찬 말투로 나를 따르라고 할 때 팔로어십이 크게 발현되는 것이다.
최근 직장인들이 뽑은 좋은 상사 유형을 살펴보면 '부하 직원들에게 일을 미루지 않는 솔선수범형 상사', '공사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상사', '방향을 제시하는 상사', '공을 가로채지 않는 상사', '서로 성장하는 교학상장형(敎學相長) 상사'가 상위 순위로 뽑혔다. 반면 나쁜 상사 유형으로는 '책임을 회피하는 상사', '감정 기복이 심한 상사', '권위적인 상사', '공사 구분 못하는 상사', '인격 모독을 서슴지 않는 상사'가 뽑혔다
엄격한 '호랑이 상사'는 이미 구시대의 유물인지도 모르겠다. 급변하는 기술의 속도와 달리 조직관리와 리더십의 영역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기원전 1700년 수메르인 기록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애들이 어른 말을 듣지 않고 속 섞이는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면 인간관계적인 측면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사가 되어 리더십을 발휘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자기가 닮고 싶어 하는 상사의 모습을 무작정 따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카리스마 있는 상사를 따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자신의 타고난 성격과 성향에 맞는 '리더십의 옷'을 입어야 어색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과 잘 맞는 상사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어떤 리더십이 효율적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업무적 성과도 만들고, 구성원들의 성장도 함께 도모할 수 있는가이다.
업무의 성과를 높이고 싶다면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도록 하면 된다. 혹독한 과정보다는 충실한 과정을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누구나 서툴고 힘들었던 새내기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내가 서툴고 힘들어할 때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성장시킨 상사들이 반드시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상사가 내 성격과 성향에 맞으면 그 사람의 리더십의 옷을 걸치면 된다. 그게 바로 맞춤식 리더십의 옷인 것이다.
"해결될 문제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고, 해결 안 될 문제라면 걱정해도 소용없다." - 티베트 격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