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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May 29. 2022

불황에 대처하는 CEO의 딜레마와 역할

#경영자의 딜레마 존 #내실경영 #공격경영 #CEO의 역할과 책임

경기 불황이거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때 대부분의 기업들은 '내실경영' 또는 '긴축경영(비상경영)'이라는 모호한 기치를 내걸고 수비 경영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내실경영이란 기업의 외연 확대를 위한 투자보다는 현재의 상품(제품), 인력, 비용 구조의 생산성과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함으로써 현금 흐름 관리 중심으로 기업 경영을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투자를 지양하고, 비용 구조를 개선해 어떻게든 영업이익 악화를 막아보겠다는 고육지책인 것이다.  


이런 내실경영에는 전사적 원가 절감, 인력 구조조정, 조직의 통합과 슬림화, 저비용 고품질로의 전환, 신규 투자 축소, 사업부문 구조조정, 직원 역량 강화, 소통 및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 등 전 임직원들의 혹독한 고통 분담 과정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방만한 경영을 해왔던 기업이라면 내실경영 초기에는 어느 정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어느 정도 수익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는 없다. 오랜 기간 내실경영에만 치우쳐 온 기업이라면 오히려 기업의 성장과 변화의 DNA가 멈추게 되고, 경쟁에서도 뒤처지게 되어 종국에는 기업의 존폐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결국 내실경영은 궁극적으로 현금흐름을 증가시켜 이를 재원 삼아 재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외형적인 성장과 내부적인 이익 창출,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CEO는 이런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한쪽에만 치우친 내실경영으로 임기를 다 못 채우고 하야(下野)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일부 오너 기업의 경우 경기가 불황일 때 위기를 기회삼아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로 성장 지향을 목표로 설정해 내실경영에 치우치는 기업과의 격차를 더 벌리기도 한다. 어떤 게 정답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 삼아 혁신적 변화의 도화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 모두가 어렵다는 그 상황 속에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 불황기에는 '공격형 CEO'보다 '재무통 CEO'가 각광받는 경우가 많다. '내실경영', '긴축경영', '비상경영'이라는 극약처방을 통해 위기관리에 능통한 구원투수가 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무지표나 수치에만 너무 집착하다 보면 단기적 현안과 문제점 해결에만 치중해 자칫 미래 핵심 역량과 경쟁력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을 절대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볼링(bowling)을 즐기는 이유는 시원하게 모든 핀을 쓸어버리는 스트라이크의 쾌감 때문일 것이다. 스트라이크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운데에 위치한 5번 핀인 '킹핀(king pin)'을 잘 맞추어야 한다. 킹핀을 공략하면 나머지 핀들은 자연스럽게 쓰러져 스트라이크가 나올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핵심이 되는 부분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킹핀 전략'이라고 부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S커피숍은 커피시장이라는 레드오션에서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커피를 마시는 동안 '편안하고 자유로운 시간'을 누릴 수 있도록 고객의 가치를 드높이는 킹핀 전략을 효과적으로 잘 활용했기 때문에 지금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킹핀이 아닌 다른 핀을 잘 못 쓰러뜨리면 스트라이크는커녕 5, 7, 10번 핀이 남는 릴리(lily)가 발생해 남은 스플릿을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핵심이 되는 부분을 잘 못 찾으면 일이 원만하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가 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원가절감도 쉬운 게 아니다. 광고비나 인력, 연구개발(R&D) 등을 줄이기보다는 구매, 신제품 개발, 고객 서비스 등 주요 업무 흐름에서 생기는 비효율을 제거하는 게 근본 대책이다. 




내가 유통기업 본사 임원으로 근무할 때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 재무책임자) 출신의 CEO가 회사 경영을 책임진 적이 있었다. 경영의 모든 흐름과 상황, 그리고 문제점들을 재무지표와 수치의 흐름만으로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재무 전무가였다. 이에 맞게 임원 미팅 자료의 대부분은 재무지표 중심으로 작성되었고 주 단위, 월 단위, 분기 단위, 카테고리/포맷별 TCI(Total Commerce Income) 위주로 미팅 리뷰가 진행되었다. 


물론 초기엔 그분이 가진 해박한 경영과 재무 지식, 숫자를 통한 경영의 흐름과 이해, 거침없는 입담 등에 대해서는 상당히 배울 점이 많았다. 하지만 재무지표 중심의 내실경영이 계속 지속되다 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력 감축 및 조직 슬림화, 직책 간부 급여 동결, 불필요한(?) 경비 축소 등의 조치로 단기간 비용(cost) 절감 효과는 크게 나타났으나 내부적으로는 핵심인력 지속 유출과 직원 사기 저하 등의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잘 키운 딸 한 명, 열 아들 안 부럽다'는 말처럼 핵심 인력들의 유출이 증가하자 가뜩이나 줄어든 인력으로 이전보다 더 증가한 업무를 해야 하는 부서 직원들의 불만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능력 있는 직원들을 다 이직하고, 능력 없는 직원만 남아서 개고생 한다'는 말이 유행가처럼 떠돌았고, 곧 그 말은 현실이 되었다. 


투자가 멈추고, 경비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영업 이익 중심의 미팅이 지속되다 보니 부서별로 영업마진을 확보하기 위한 편법과 고육책들이 암묵적으로 자행되기 시작했다. 미팅 시간만 무사히 넘기면 된다는 무사안일주의, 그리고 부서 간 영업마진을 확보하기 위한 부서 이기주의, CEO의 불편한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한 예스맨 같은 순종주의, 회사의 미래에 대한 암울한 분위기로 인한 직원들의 패배주의도 만연해지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내실경영, 긴축경영, 비상경영만으로는 경기 불황에 따른 기업의 영업 이익 악화를 극복하기는 어렵다는 말을 하고 싶다. 경기가 불황이거나 경기 침체가 지속이 될 때 오히려 위기를 기회삼아 혁신적 변화의 기류를 만들어 내는 혜안이 필요하다는 말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에 패닉 현상이 일어날 때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리먼 쇼크로 부동산이 하락할 때 부동산을 매수하는 것이 바로 역발상의 혜안인 것처럼 말이다. 




경기가 불황일 때 일부 오너기업의 경우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로 성장 지향을 목표로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문에 내실경영에만 치우치는 기업과의 초격차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불황의 시대에는 수비 경영과 더불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격경영의 필요성이 더 대두된다고 할 수 있다. 공격경영은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경쟁우위와 시장점유를 확대하기 위한 적극적인 전략을 말한다. 공격경영의 4가지 유형으로는 '기회 모색형(Bypass Attack)', '측면 공격형(Flank Attack)', '게릴라 공격형(Guerrilla Attack)', '정면 돌파형(Frontal Attack)'이 있다.  


기회 모색형은 미래 성장산업에의 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치중하는 공격경영 유형이다. 이를 위해서는 R&D 투자, 강한 기업 이미지 및 문화 구축에 치중할 필요가 있다. 측면 공격형은 특정 사업 목표에 초점을 두고 헥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유형이다. 측면 공격경영을 위해서는 비핵심 역량에 대한 자발적인 구조조정과 핵심 사업 부문에 대한 역량 강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게릴라 공격형은 내부 역량 자원의 활용을 분산시켜 사업의 다각화 및 집중화를 추구하는 유형이다. 게릴라 공격경영을 위해서는 각 브랜드들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시장 확대를 위한 다각적 네트워크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면 돌파형은 다양한 사업영역에 걸쳐 정면 경쟁을 추진하는 유형이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 역량을 집결시키는 CEO의 능력이 무엇보다 강조된다.



긴 불황의 터널이 끝을 보이지 않자 CEO들의 수심도 깊어가고 있다. 난세(亂世)의 영웅(英雄)이 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불확실의 골이 깊다 보니 이렇다, 저렇다 딱 잘라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든 시기가 계속되고 있다. 아울러 경기 불황과 침체도 문제지만 경영 현안에서 맞닥뜨리는 딜레마 존(dilema zone) 또한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딜레마 존은 교차로에 진입한 차량이 황색신호가 시작되는 것을 보았지만 속도 때문에 정지선에 정차가 불가능하거나 3초간 점등되는 황색신호가 끝날 때까지 교차로 상충지역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그냥 가야 할지? 정지해야 할지?' 선택의 순간으로 교차로 상충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구간을 말한다. 그냥 액셀을 밟자니 사고의 개연성이 있고, 그냥 서자니 뒤따라오는 차량과 충돌할 위험이 뒤따른다.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경기 불황 때 내실경영을 할 것인지? 아니면 공격 경영을 할 것인지?', 'EDLP(Everydya Low Price, 연중 상시 최저 가격) 정책을 할 것인지? 아니면 주기적인 프로모션(Promotion)을 할 것인지?', '인력을 축소할 것인지? 아니면 인력을 그대로 가져갈 것인지?', '대면 서비스를 늘릴 것인지? 아니면 무인 서비스로 전환할 것인지?', '선도 경쟁기업의 변화를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우리의 감점에 집중할 것인지?', '매출에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영업이익에 집중할 것인지' 등이 바로 경영자의 딜레마 존에 해당될 것이다. 물론 둘 다 진행하기엔 시간과 자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내가 볼 때 아직까지 이런 경영자의 딜레마 존에 시원하게 해답을 제공한 경영자 사례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예를 들어, 행사가 잘 될 것으로 예측해 신선 상품 발주를 늘렸는데 기대보다 매출이 저조해 상품의 재고가 쌓인다면 할인판매와 폐기가 늘어나 영업 마진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반대로 행사가 그럭저럭 될 것이라고 예측해 상품 발주를 소극적으로 진행했는데 기대보다 매출이 좋으면 결품이라는 이슈가 발생해 고객들의 불만이 커질 것이다. 이렇듯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얼마나 잘 맞추는지가 바로 리더의 균형감각 능력이다.




CEO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제한된 자원을 감안해 업무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다. CEO는 또한 조직 전체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그 방향을 따라 조직을 지휘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돈을 버는 것도, 돈을 잃은 것도 그의 책임이다. 역할을 한마디로 규정짓기가 어렵다. 날마다 주어지는 기업의 이슈와 당면한 이슈 하나하나가 성과로 귀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무지표나 핵심 성과지표(Key Perpermance Index)가 달성이 반드시 성과로 귀결되는 것도 아니다. 데이터에 근거한 분석과 해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경영 이슈에 대한 상황을 직관과 경험으로 잘 알아차리고, 상황에 맞는 판단과 실행력을 갖추어야 한다. 적재적소의 인력 배치와 실행의 타이밍을 잘 고르는 의사결정과 판단력도 갖추어야 한다.  


오감을 넘는 식스 센스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고객, 직원,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올바르게 상황을 판단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만들어 시행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경기 불황이 심화되고 있는 시기에는 더 많이 사업을 챙기고, 조직과 사람 돌보기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해야 한다. 어찌 보면 외형적인 매출과 내부적인 영업이익 두 가지를 모두 챙겨야 하는 균형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예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불황에 강한 기업 조사에서 '나만의 장기', '끊임없는 변신', 그리고 이를 주도할 '유능한 최고경영자'가 세 가지 성공 요인이라고 밝혔다.  

  

나만의 장기 = 핵심 역량


'나만의 장기'는 바로 핵심역량을 말한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어떤 기업이라도 모든 역량을 100퍼센트 구현하기는 불가능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경쟁업체를 따라 하거나 흉내내기보다는 브랜드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부분에 역량을 집중해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 잘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것이다. 리딩 역량 때문에 고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머지는 덤으로 따라오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혁신적 변신


미국의 리더십 전문가인 제임스 번스 교수는 "변혁적 리더는 비전을 향해 구성원들의 의식과 가치관, 태도를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며, 자신이 가진 카리스마적인 특성과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개별적 관심, 그리고 구성원에 대한 끊임없는 지적과 격려 등이 남다르다"라고 말했다. 끊임없는 변신은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럴 때 '역발상', '통섭', '통합', '혁신'의 키워드는 도움이 된다.  


유능한 최고경영자


1. 유능한 최고경영자는 무엇보다 핵심 인재를 중요시한다.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도 리더를 뒷받침할 인력이 없다면 위기를 타파해 나가기 어렵다. 유능한 리더는 유능한 인재를 갖고 있는 리더를 말한다. 만약 정신병자에 가까운 돈키호테에게 산초라는 종자가 없었다면 그 길고 긴 여정을 헤쳐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경기 불황 시 기업들은 인력 감원 및 조직 슬림화를 통해 생존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감원은 비즈니스 핵심역량을 수행하는데 지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경기 상승기에 성장 동력을 잃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힘들수록 비즈니스 성장을 이끌 핵심 인력을 확보하고, 양성해야 한다. 


무분별한 직원 감축보다는 함께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일본의 파나소닉사의 창업자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1929년 대공황기에 매출 급감과 쌓여가는 재고로 큰 위기에 직면했으나 직원을 감축하지 않고, 함께 위기를 헤쳐나감으로써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고 훗날 파나소닉의 부흥기를 함께 맞이할 수 있었다.   


2. 유능한 경영자는 흔들림 없는 소신과 진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과의 긴밀한 소통이 중요하다. 그래야 두려움의 불씨가 전염되지 않고, 희망의 불씨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배가 산으로 가지 않으려면 선원들과 제대로 소통해 문제의 원인의 찾아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위기상황이 길어질수록 납작 엎드리는 직원부터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해결된다는 직원들까지 '잃지 않으려는 직원들'로 넘쳐난다.  


이럴 때일수록 직원들과 긴밀하게 의사소통하고, 이들이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격려해야 한다. 기업이 위기에 놓일수록 은닉, 비난, 회피, 무기력증과 같은 조직 병리현상이 커진다. 이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 바로 소통이다. 실수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는 현장의 직원과 소통해 문제를 제대로 파악해 이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현장에 항상 답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3. 유능한 경영자는 사소한 것을 지나치지 말아야 하며, 디테일함에 관심을 가지고 챙겨야 한다. 유통업의 특성상 매출의 성장은 파레토의 법칙보다는 롱테일의 법칙이 압도적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단품 하나하나의 매출, 그리고 서비스 하나하나에 대한 고객 만족들이 모여 외형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4. 유능한 경영자는 기본을 중시하고, 초심의 마인드를 잃지 않는 리더이다. 당면한 모든 문제를 꼼꼼히 분석하다 보면 대부분 기본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문제인 경우가 많다. 불황을 거듭될수록 기본을 지키기보다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각종 편법들이 기승을 부리기 때문에 'Back to basic'의 힘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5. 유능한 경영자는 자신의 업무 스트레스, 분노와 화를 다릴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CEO도 달리 보면 평범한 한 명의 직장인이다. 남편이자 아내, 아버지이자 자식이기 때문에 업무뿐만 아니라 업무 외적으로도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업무가 과도하거나 당면한 문제가 클수록 중심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태도와 여유를 가져야 한다. 아울러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와 자신만의 해소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흔들림 없는 소신과 업무의 에너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6. 유능한 CEO는 단기계획뿐만 아니라 5년 단위의 중기계획, 10년 이상의 장기계획을 수립해 직원들과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단기계획이 경제 상황과 기업의 현 상황을 분석해 대응하고 해결방안을 중심으로 수립되는 것인 반면 중, 장기 계획은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을 중심으로 수립하는 것이다. 불황의 늪에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 비전은 중, 장기 계획에서 나온다. 


7. 유능한 CEO는 부서 간 협업을 통한 장벽을 무너뜨리게 하고, 부서 간 선의의 경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하나의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전략팀에서 중장기 전략을 짜면 이를 토대로 상품기획팀에서 기술, 제품의 로드맵을 만든다. 마케팅은 나올 제품을 고객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 것인지를 계획하며, 영업은 판매 계획을 수립해서 실행한다. 


기업의 목표는 매출을 만들고, 영업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모든 부서들의 공통된 목표 또한 여기에 부합해야 한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내놓아야 하며, 이를 고객과 잘 소통해야 하며, 직원들이 열정과 혼을 담아 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첫 단추부터 틀어질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리더십 또한 변화하고 있다. 과거 환경 변화가 더딘 시절에는 지시, 통제, 감독 등을 통한 권위적인 리더십이 매우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다단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수평적인 리더십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4차산업 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리더십은 조직내 소수에게만 맡겨진 책임이 아니라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고 발휘해야 할 핵심 역량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도시가 행복하고 살만하기 위해서는 소수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의 노력과 책임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기업의 조직 또한 높은 성과와 신바람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수 리더의 역할과 책임만으로는 어려워진 시대가 되었다. 조직 네트워크 속에서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고 참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쫓을 수가 없게 된다. 


경영자는 조직의 목표와 사명, 비전과 방향성 등을 수립해 구성원들과 공유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며, 구성원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업무의 전문성과 참여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함께 발맞추어 나아가야 한다. 이렇듯 주도적인 마인드로 일을 지속하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구성원들의 업무의 역량과 전문성이 더 커지게 되며 그에 걸맞는 리더십 또한 저절로 습득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CEO의 역량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사과로 유명한 일본 아오모리현은 심한 태풍으로 전체 사과 중 1/3만 상품화를 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태풍 속에서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는 '합격 사과'를 시중에 출시해 10배 이상의 가격을 받음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이렇듯 기존의 상식에서 벗어나 생각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불황이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 기업마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내실경영을 강회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혜안을 가진 기업은 그닥 많지 않은 듯 보인다. '위기에 빛을 발하는 리더란 단기적인 재무성과보다는 조직의 근본적 체질 변화를 추구한다'는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 내용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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