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스틱 Jul 17. 2022

태도(態度)에 관한 지루한 담론(談論)

#삶의 극적인 변화를 꿈꿀 때 #태도가 행동을 말한다 #태도에 관하여

우리는 맑은 날을 좋아하고, 비 오는 날을 싫어한다. 하지만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비가 아니라 파란 하늘에 대한 집착이다. 그 집착 때문에 비가 올 때의 또 다른 기쁨을 누릴 수가 없다. 우리는 사랑받길 기대하다가 고통스러워진다. 우리를 실망시키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그 기대감이다. 사랑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랑에 대한 자신의 기대가, 집착이 힘든 것이다. 일단 내려놓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리고 곧 내가 내 기대감이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 허췐평, 《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 중에서- 


사랑이 식었다면 다시 불을 지펴야 할까? 아니면 그만 보내주어야 할까? 업무 매너리즘에 빠져 회사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냥 버텨야 할까? 아니면 떠나야 할까? 인간관계가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애써 노력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내버려 둬야 할까? 


살다 보면 선택의 중요한 기로에 던져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의 마음은 잔잔한 호수에 물결이 일어나듯 평정심을 유지하고 싶지만 거친 격랑의 바다처럼 감정의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가며 마음 곳곳에 상흔의 생채기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들은 개인의 심리적 상태나 성향, 처한 상황과 환경에 따라 선택의 방향과 강도가 다 다들 것이다. 심리적으로 부정적이고 불안함을 느낀다면 아마 극단적인 방향으로 선택을 할 것이고, 반대의 경우라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택을 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후회와 미련이 뒤따를 수밖에는 없다. 만약 선택이 잘못되어 되돌리고 싶어도 방법조차 없다. 왜냐하면 인생은 왕복행 티겟이 아니라 편도행 티켓이기 때문이다. 


성공을 목표로 삼지 마라. 성공에 초점을 맞추면 맞출수록 그것에서 더욱더 멀어질 뿐이다. 성공이나 행복은 의도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무관심함으로써 그것이 저절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나는 당신의 내면에 소리를 귀 기울이고 그것이 원하는 대로 확실하게 행동할 것을 권유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정말 언젠가는 성공이 찾아오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이 성공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까맣게 잊었기 때문이다. - 빅터 프랭클,《죽음의 수용소》중에서 - 


저자인 빅터 프랭클은 저서에서 최악의 상황에 놓인다 해도 절대 빼앗길 수 없는 한 가지는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선택권'이라고 말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에서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자유와 힘이 있으며, 그 반응에 성장과 행복이 달려 있다고 말이다. 같은 상황, 같은 장소에 살고 있더라도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서 모든 게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윗글에 나오는 '집착'은 모두 뭔가를 잃을까 두려워 마음이 점착할 때 생기는 이기적인 감정이다. 집착의 강도가 커질수록 해결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삶의 모든 괴로움의 근원인 집착은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온전히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갈 때에만 비로소 그것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며, 그러한 행동의 결과로 자신이 바라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는 말이다.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의 명언
우리의 삶이란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태도를 지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흔히 운명론을 말하지만 그 운명도 나 자신이 만듭니다. 어떤 일이 내 생에 주어지는가가 운명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느냐가 운명입니다. - 법륜스님,《인생수업》-


가난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자신이 받는 만큼만 일을 한다는 것이다. 받은 돈 이상으로 일을 하게 되면 왠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은 일을 요구받으면 불만을 터뜨리기 일쑤다. 노동력을 착취당한다고 생각한다. 본질적으로 돈을 주는 사람에게 더 많은 일을 해주어야 더 많은 돈을 받게 된다. 일에 대한 태도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늘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자신을 꿈꾼다. 하지만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세이다'라고 말한 아인슈타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쳇바퀴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뭔가 인생의 변화를 일으킬만한 노력들을 끊임없이 하라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현답을 누구나 알고 있다. 더 나은 삶의 여정을 만들기 위해서 개인이 획득해야 할 핵심 가치관이 바로 '태도'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몸은 비록 부모의 몸을 빌려 태어났지만 인간의 정신은 '자유의지'로 언제든지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의도적인 노력을 통해 인생 극적인 변화의 모멘텀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말이다. 한 단계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기존의 경험과는 다른 도전적이며, 넘기 어려운 임계치를 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다른 말로 남다른 고통과 역경을 견뎌내야 깨달음의 순간, 즉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태도는 사람들의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개념이지만 우리는 흔히 태도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태도란 단어 자체가 워낙 흔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구체적이지도 않고 너무 광범위한 뜻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긍정적인 태도, 적극적인 태도, 감사의 태도, 유연한 태도, 성실한 태도, 겸손한 태도, 올바른 태도, 어른의 태도, 삶의 태도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태도에 관한 검색어가 화면에 나타난다. 어쩌면 공기처럼 의도적으로 느끼지 않으면 소중하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너무 무감각하게 사용되고, 받아들여지는 개념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 계발 서적 이외에 태도란 용어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바로 박사과정 때 심도 있게 공부한 <소비자 행동론>이란 과목 영향 때문이었다. 마케팅에서 '태도(attitude)'는 '행동(behavior)'을 가장 잘 예측해주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고 변수다.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적 또한 고객의 니즈와 문제를 해결해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것인데 수익의 최종 단계가 바로 소비자의 '(구매)행동'이다. 


태도(態度, attitude)는 사전적으로 '몸의 동작이나 몸을 가누는 모양새, 어떤 일이나 상황 따위를 대하는 마음가짐 또는 그 마음가짐이 드러난 자세'라고 나와 있다. 어떤 상황이나 환경에 처해도 그것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게 마련이다. 태도가 얼굴에 나타나면 얼굴 표정, 말로 드러나면 어투, 동작으로 드러나면 자세가 되고, 몸 전체로 나타나면 분위기가 된다. 우리는 말투나 표정이나 자세를 보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짐작할 수 있다. 


마케팅에서 말하는 '태도'의 의미는 '어떤 대상에 대해 일관되게 호의적(긍정적) 또는 비호의적(부정적)으로 반응하려는 학습된 선유경향(선입견)이며, 특정 상표에 대해 소비자가 좋다거나 나쁘다는 총체적 평가'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제품이나 브랜드 광고의 목적은 그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호의적인 태도를 형성하기 위함이다. 


살아온 환경이나 주변의 친구, 소속되어 있는 직장에 따라 생각하는 방식이 학습되는 것처럼 사람마다 어떤 대상에 대해 갖는 태도를 관찰해보면 이후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자동차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관심은 태도로 이어지며, 자신이 좋아하는 자동차에 대해 대체적으로 호의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광고를 하는 목적은 바로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를 좋게 만들기 위해서다. 광고효과에 대한 판단 척도 근거 중 하나는 응답자의 '태도'이다.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태도가 구매 의도로 이어지고, 구매 의도가 구매 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매 과정에서 행동으로 연결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 바로 태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태도는 상황에 따라 변하기도 하지만 가급적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가진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려는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태도는 선천적이기보다는 가족, 동료, 매체, 판매원의 정보, 개인적 경험 등에 의해 후천적으로 형성되며, 방향성강도를 가진다. 방향성은 대상에 대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말하며, 강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호오(惡)의 태도가 더 강해짐을 말한다. 


태도는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태도는 인지(신념), 정서(감정), 행동(의도)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념은 사실과 별개로 개인적 경험을 통해서 얻는 지식을 말한다. 우리가 스타벅스에 호감적인 태도를 갖는 이유는 매장의 분위기, 바리스타와 직원들의 친절도, 커피 맛 등을 경험함으로써 호의적인 인지(신념)가 형성되는 것이다. 반면 감정은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스타벅스가 좋아요"라고 생각하는 정서적인 측면이다. 행동 의도는 행동의 전 단계로써 스타벅스를 이용하려는 마음가짐, 즉 이용 의도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신념과 감정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바로 행동의 의도라고 할 수 있다.


만약 회사를 다닐 때 내가 속한 조직에 자율성이 없다든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든지 하는 인지(신념)가 생기면 맡은 직무에 대한 불만이 생기고, 그 일을 하기 싫다는 정서(감정)가 생기고, 급기야는 업무 수행에 대한 노력의 감소나 이직 등의 행동 의도가 생김으로써 결국 업무 태만, 결근, 이직 등의 행동(의도)으로 이어지게 됨을 의미한다.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동기적 요인은 무엇일까? 아이젠(Ajzen, 1991)의 '계획된 행동 이론(The theory of planned behavior)'에 따르면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자신이 대상 행동을 실제로 얼마나 잘 수행하고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주관적 평가인 '행동에 대한 지각된 통제감(Perceived Behavior Control, PBC)', 그리고 행동을 함으로써 느끼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나 시선을 의미하는 '주관적 규범(Subjective norm)', 개인의 신념과 신념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특정 행동을 수행했을 때 그 결과가 긍정적으로 예상될 때 증가하는 긍정적 태도인 '행동 의도(Behavioral Intention)'로 보았다(지식백과, 계획된 행동 이론) 


아이젠(Ajzen, 1991)의 '계획된 행동 이론(The theory of planned behavior)'


태도가 행동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지만 태도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만약 내가 포르셰라는 고급 세단에 대해 좋은 태도가 있더라도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구매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즉 상황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태도의 조사시점과 행동 시점 간 시간적 거리가 있을 때도 구매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구매하려는 제품의 결품, 판매원의 태도, 구매 시점의 편의에 따라 호의적 태도와 관련 없는 제품으로의 구매행동 전환도 있을 수 있다.  


물론 태도의 한계도 분명히 있다. 아무리 노력하고 열정을 기울여도 실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거나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태도의 중요성을 폄하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좋지 않은 태도로는 실력이나 성과를 더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태도는 초기에는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내지만 시간이 경과할수록 업무나 경쟁에서 그 결괏값으로 상당한 격차를 벌어지게 만듦으로써 실력을 강화시킨다.  




태도가 중요한 이유는 행동을 예측하고, 설명하기 때문이라고 앞서 말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태도-행동 모델에 따르면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attitude)'가 구매 '의도(intention)'로 이어지고, 구매 의도가 구매 '행동(behaviour)'으로 이어지는데 이렇게 태도 → 의도 → 행동으로 이어지는 선형 관계를 인관관계라고 한다. 


가끔 인과관계상관관계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엄연하게 다른 개념이다. 일반인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상관관계를 인관관계인 것처럼 속이는 사례에 자주 속기 때문이다. 인과관계(casualty)는 특정한 사건(A)이 다른 사건(B)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A → B'라는 인과관계가 성립한다. '물이 100도 이상이 되면(A, 원인) 물이 끓는다(B, 결과)'라는 사건은 원인으로 결과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인관관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상관관계(correlation)는 A, B라는 두 변수가 있을 때 A가 증가할 때 B가 증가하거나, A가 감소할 때 B가 감소하는 등 두 변수간 변화하는 것에 관련성이 있을 때 상관관계라고 한다. 두 사건 간 상관관계는 존재하지만 인과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A : IQ가 높으면 공부를 잘한다.

B : 가난한 집의 아이들은 공부를 못한다.


만약 이 두 가지 통계자료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어떤 통계자료가 인과관계가 성립할 확률이 높을까? 답은 A이다. IQ라는 것은 기억 능력, 추론 능력, 언어 능력 등의 학습과 관련된 여러 가지 항목들을 측정하기 때문에 학습과의 상관관계도 높지만 IQ가 높으면 공부를 잘한다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성립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가난한 집의 아이들이 공부를 못한다는 통계자료가 나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난하면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통계자료를 냈을 때 가난한 집 아이들과 학습 성취 능력 간에 상관관계가 높게 나타났을 뿐 직접적인 인관관계는 없기 때문이다. 즉, 가난하다고 공부를 못한다는 인관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물론 사회과학의 특성상 자연과학과 달리 명확한 인과관계가 도출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인과관계를 설명할 때 회귀분석을 통해 실험집단과 통제집단과의 유의미한 차이를 근거로 하기 때문이다. 상관관계의 경우 관계의 강도를 분석하는 공분산 분석과 상관 분석을 사용하는데 상관계수가 '0'이면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을 의미하며, 1에 가까울수록 관계가 증가함을 의미한다. 



태도에 관한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


미국의 명상 전문가인 노아 엘크리프의 《생각을 걸러내면 행복만 남는다》라는 책을 보면 삶의 모든 상황이나 사건으로 인해 생기는 감정은 사실 상황이나 사건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관한 생각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월요병, 직장상사에 대한 불만, 자녀 문제, 불행과 괴로움의 감정을 만드는 것은 그 상황이나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 때문이라는 것이다. 


상황이나 사건은 그냥 사실(fact)일 뿐이다. 상황이나 사건이 감정을 만든다면 동일한 상황이나 사건을 경험하는 모든 사람들은 동일한 감정을 느끼고, 표출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다 제각각이다.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태도가 감정을 부정적으로 만들고, 자신을 괴롭게 할 뿐이다. 


만약 불치병이란 상황이 감정을 만든다면 불치병에 걸린 모든 사람들이 분노와 절망이라는 감정이 생겨야 하는데 내가 불치병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면 그러한 감정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결핍이나 분노, 슬픔, 좌절 등의 감정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괴로운 상황이 발생할 때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내 생각이 틀렸고, 사실을 왜곡시킨다고 인지하는 것이다. 그 생각을 믿지 않는다면 부정적인 생각이 가미되지 않는 순수한 감정만이 남아 깨달음의 여정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는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 밤하늘의 별, 바닷가의 파도소리, 산책길에 핀 들꽃, 아이들의 웃음소리 등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경험을 함으로써 온전히 현재에 몰입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영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포스터


자살을 시도한 한 여자가 있다. 영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 주인공 베로니카는 삶이 너무 무기력했고, 모든 것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자살에 실패한 그녀는 벨리트 정신병원으로 오게 되었고, 의사는 그녀에게 거짓으로 남은 시간이 일주일뿐이라고 시한부 선고를 내리게 된다. 빌레트 정신병원은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한쪽은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었고, 다른 한쪽은 병은 완쾌되었지만 다시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두려워해 여전히 미친척하는 사람들이었다.


시한부 삶을 살게 된 베로니카에게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너무나 짧았다. 죽음을 앞두자 그녀는 모든 가식적인 삶의 태도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게 되었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지게 되었으며,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화도 내고, 'No'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그녀에게 기존의 삶의 반복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에게 내재된 예술적 재능도 보게 되었고, 사랑도 얻게 되었다.


베로니카는 자신이 저지른 선택과 행동들을 진심으로 후회하기 시작했다. 죽음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다시 평가하고, 무엇을 잃고 있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지루하고 의미 없던 하루하루가 결국 본인의 선택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베로니카의 이런 변화된 행동들을 지켜본 정신병원 입원 환자들은 충격에 빠지게 된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베로니카와 달리 아무도 그동안 삶과 죽음에 대해 깊게 성찰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베로니카와 달리 삶의 기회들이 있었고, 그 기회를 잘 붙들고자 하는 욕구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죽기로 예정되었던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그녀는 죽지 않았고, 멀쩡히 살아 있었다. 그녀에게 또 하루가 주어진 것이었다. 그녀는 주어진 하루하루를 기적처럼 여기고 살았다. 사실 베로니카는 시한부 선고를 받을만한 심각한 병이 애초에 없었다. 심장병도 거짓이었다. 이 모든 것이 정신병원 의사의 의도된 계획이었다. "죽음의 자각을 통한 정신적 효과"라는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 그는 베로니카에게 시한부 인생을 선고했고, 그녀의 삶이 어떻게 바뀌고,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자살 시도자들은 대부분 계속 자살을 시도하기 때문에 몸 상태에 대해 거짓 진단을 했고, 내가 믿는 유일한 치료책을 시도한 거였소. 삶을 자각시킨 거죠. 건강에 이상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매일 기적적으로 여기고 살겠죠. 내 상각엔 이런 게 바로 기적이겠죠.


의사의 말대로 그녀는 삶과 죽음의 성찰과 자각을 통해 삶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게 되었고, 주변 사람들까지도 바뀌게 만들었다. 하루하루가 기적인 삶을 살고 있는 베로니카는 온몸으로 이렇게 말한다. "남들의 시선을 느끼며 살기에는 생이 너무 짧아. 인생의 오르가슴을 느껴봐!"라고 말이다. 




당신이 동의하지 않으면 누구도 당신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할 수 없다. - 엘리노어 루스벨트 -


내 이름이 나는 아니다. 내 육체가 나는 아니다. 내 정신이 나는 아니다. 내 직업이 나는 아니다. 내가 맺은 관계가 나는 아니다. 국적, 인종, 종교 등 내게 붙은 그 어떤 꼬리표도 내가 아니다. 다만 내가 하루 종일 한 선택과 결정들이 바로 내가 된다. - 웨인 다이어,《인생의 태도》 중에서 -


웨인 다이어의《인생의 태도》라는 책에서는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방식은 내가 허락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삶이 당신을 괴롭히고 있다면, 피해의식을 느끼고 있다면, 어떻게 상황을 다룰지 모르겠다면, 기운이 다 빠져 버렸다면, 자녀나 부모가 당신의 맘을 아프게 한다면, 공부나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한다면, 상사가 귀찮게 한다면 그건 모두 내가 나를 그렇게 대해도 된다고 허락해 준 것이라고 말이다.


회사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싶은지도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무례한 사람을 만나면 내가 그런 것들을 참아 넘기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줘야 한다. 스스로 중요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면 누구도 당신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 


모든 건 태도의 문제다. 뭘 믿을지 내가 선택한 것이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은 내가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살면서 나를 가로막는 일, 역할을 못하게 하는 것, 목표를 도달 못하게 하는 것 또한 나 자신이 선택한 것이다. 지금의 결과는 지금껏 해온 선택들의 결괏값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비난의 수레바퀴에서 내려와 자기 책임의 열차를 타야 한다. 


자존감이 있다면 바라던 바를 이룰 수 있다. 자존감이란 자신을 믿기로 선택했던 것들로 이뤄져 있다. 이 모든 것이 태도에 달려있다. 자신감도 선택이다. 자신감이 가지려면 그 일을 하고, 하고, 또 하는 수밖에 없다. 자신감은 행동에서 오기 때문이다. 자신감은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데서 온다. 


내가 하는 일을 나와 동일시하면 안 된다. 내가 하는 일이 아닌 내가 하는 생각, 즉 존재 자체가 나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실패,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되며, 인생에서 하는 모든 선택을 그냥 하나의 일로 바라보게 되고, 나는 언제나 존재 그 자체만으로 가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해 자신감이 상승하게 된다. 




시간과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공복을 채울 때, 잠시 동안 그는 제멋대로가 되어, 자유로워진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의식하지 않고, 음식을 먹는다는 고고한 행위, 이 행위야말로 현대인들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힐링'이라고 할 것이다 - <고독한 미식가> 오프닝 멘트 -


외국에서 잡화를 수입하는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삶이 무거워지는 것이 싫어 결혼도 하지 않고, 매장도 운영하지 않는 단순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먹는 것에 대해서는 유별난 집착을 보인다. 마치 보물 찾기라도 하듯 일본 전역에 숨어있는 아담하고 정겨운 맛집들을 찾아 헤매고, 원하는 음식을 먹고 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낀다. 그에게 미식이란 복잡하고, 요란하고, 희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음식을 먹고 그들에게 보편적이 것이 그에게는 독특한 것으로 남는, 그 깊고 오래된 맛을 기억에 새기고 그 기억을 더듬는 행위이다(출처 : 나무 위키).


'숯불이 나의 용광로에 불을 붙였다.'라는 멘트와 함께 지글지글 고기 굽히는 소리, 그리고 속으로 '이타다키마스(いただきます, 잘 먹겠습니다).'라는 숭배 멘트까지 항상 먹을 때마다 그만의 식도락 리추얼(ritual)이 있다. 음식이 입에 넣고 씹을 때 온전히 혀로 온 신경을 집중시키며 '오이시(おいしい, 맛있네)'를 연발한다. 음식이 등장하고, 먹을 때마다 경쾌한 음악소리가 등장한다. 


원조 '혼밥러'이자 '혼술러'의 원조인 '고독한 미식가'는 일보다는 온전히 음식에만 집중하는 TV 프로그램이다. 음식이 나올 때 환희에 찬 그의 표정, 주변의 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음식에만 집중하는 그의 모습, 한 음식점에서 매번 손님이 바뀌어도 한 장소에서 일차, 이차, 심지어 삼차까지 메뉴 주문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매 차수마다 처음 먹는듯한 미식가이자 대식가다운 그의 면모, 그가 먹는 음식들 대부분은 맛의 구도자요, 힐러다. 엄청난 음식 양에도 절대 살찌지 않은 그의 몸매가 부러울 따름이다. 


이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일인용 화로를 그렇게 갖고 싶을 수가 없었다. 자기가 먹고 싶은 만큼 굽고, 자기가 먹고 싶을 때 바로 먹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 하지만 막상 구매하고 나니 혼자 고기 구워 먹을 일이 그다지 없을뿐더러 평생 가족들 구워 먹이는 일에 익숙한 가장으로써 혼자 그렇게 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고독한 미식가는 완전 밥돌이다. 음식을 먹은 후 항상 마지막은 밥그릇을 들고 젓가락으로 싹싹 퍼먹는 모습은 영락없는 탄수화물 중독자 모습이다. 다 먹은 후 '고치소오사마데시타(ご馳走様でした, 잘 먹었습니다)'를 속으로 외치며 밖으로 나온 그는 세상 남부러울 게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집으로 향한다. 


《태도에 관하여》라는 책에서는 임경선 작가는 '일관된 삶을 태도를 유지하면서, 무언가에 몰두하여 살아갈 수 있다면, 나는 그것이 인생의 방황을 줄여주고 공허함을 최소화시킬 최선의 방법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일관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몰입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대상이 필요한 것 같다. 여행, 낚시, 영화, 운동 등의 취미활동이든 아니면 봉사활동이든 말이다. 나도 조만간 삶의 여정을 든든하게 받쳐줄 수 있는 몰입의 대상을 찾아야만 할 것 같다. 




살면서 내가 가장 닮고 싶은 삶의 태도가 한 가지 있다. 바로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흐르면 물과 같다)'에 대해 자세하게 적은 신영복의 《담론》이란 책에서 이 글을 발췌했다.  


신영복, 《처음처럼》중에서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자신은 항상 낮은 곳에 둡니다. 그리고 결코 다투는 법이 없기 때문에 또한 허물이 없습니다. 상선약수, 최고의 선이 물과 같다고 하는 까닭입니다. 바다는 모든 시내를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바다'입니다.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큰 물입니다. 바다가 물을 모으는 비결은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두는 데 있습니다. - 신영복, 《처음처럼》 중에서 -


노자가 강물을 최고의 선이라고 하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수선리만물(水善利萬物).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부쟁(不爭)입니다 다투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수부쟁(流水不爭) 즉, 흐르는 물을 다투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산이 가로막으면 돌아가고, 큰 바위를 만나면 몸을 나누어 지나갑니다. 웅덩이를 만나면 다 채우고 난 다음 뒷물을 기다려 앞으로 나아갑니다. 절대로 무리하지 않습니다.


쟁(爭)의 뜻은 전(戰)과 다릅니다. 전은 한일 축구 대항전처럼 맞서서 싸우는 것입니다. 쟁은 무리하게 일을 추진할 때 일어나는 갈등을 의미합니다. 전은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쟁은 방법의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조정이 가능합니다. 물이 흘러가는 모양이 부쟁의 전형입니다. 


노자가 이야기하는 위무이(爲無爲)가 바로 부쟁입니다. 셋째 처중인지소오(處衆人之所惡)입니다.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처하기 때문에 상선(上善, 최고의 선)입니다. 싫어하는 곳이란 낮은 곳, 소외된 곳입니다. 물은 높은 곳으로 흐르는 법이 없습니다. 반드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이 세 가지 이유로 노자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고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문득 내 삶이 찌질하다고 느껴질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