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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Jul 19. 2022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조화를 이룰 때

#이상한변호사우영우 #명설앓이 #리더십상황이론 #공유리더십 #참여리더십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의 인기가 회차를 달리할수록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자폐증 증세라는 세상의 편견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씩씩하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우영우의 활약에 시청자들은 무한 '영우앓이'에 빠져들고 있다. 우영우 역을 맡은 박은빈 배우의 연기력도 뛰어나지만 그녀의 유니콘 멘토이자 상사인 정명석 변호사 역을 맡은 배우 강기영의 감초 같은 연기도 맛깔나 최근 '명석앓이'란 말도 유행 중이라고 한다.


처음 우영 우를 봤을 때는 색안경을 끼고 안 좋게 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누구보다 뒤에서 그녀를 잘 챙겨주는 은근 '볼매' 캐릭터인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열광하고 있다. 극 중에서 그는 우영우의 멘토로서 그녀를 향한 비난과 편견의 시선에 앞장서 막아주는 든든한 방패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이지만 현실에 없는 멘토의 역할을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게 표현하며 관계의 균형잡이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는 '명석'함을 보여주고 있다.


* 볼매 : 볼수록 매력적인


출처 :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현명한 리더란 어쩌면 가르치려 하는 것보다는 방향성을 안내한 후 기다려주고, 인내하고, 믿어주면서 팔로워들로 하여금 그들의 숨겨진 능력과 내면의 성장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여정의 길라잡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현실에 있을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리더(leader)의 어원은 앵글로 색슨어인 '가다' 또는 '여행하다'란 뜻의 '리탄(lithan)'에서 유래한 것으로 직역하면 '여행 길잡이'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밤바다의 등대처럼 안내자의 역할을 말한다. 리더는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목표를 공유하고, 자발적 참여를 통한 헌신을 만들어 가야 한다. 구성원들이 따르지 않으면 리더십의 부재요 공허한 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러더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다. 거창하고 폼나는 비전을 카리스마 있게 전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비전과 가치가 왜 중요한지, 목표를 달성하는 게 팀과 개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구성원들이 목표 달성에 참여하더라도 만약 자발적이지 않으면 성과를 만들어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의 영향력이 필요하다.


직장생활에서 리더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구성원들이 있게 마련이다. 직책이 높든 낮든 영향력을 미치는 구성원이 있다면 그는 리더십이 있는 구성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영향력은 귀를 기울이게 하고, 행동으로 따르게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직책이나 타이틀로 구성원들을 강제로 따르게 한다면 구성원들은 생존을 위해 맹종하게 되는데 그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바라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없게 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리더십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환경의 변화가 더딘 시절에는 지시, 통제, 감독 등을 통한 권위적 리더십이 효과적이었다. 뛰어난 리더 또한 강한 추진력, 결단력, 카리스마 등을 타고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다단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수평적인 리더십이 각광을 받고 있다.


도시가 행복하고 살만하기 위해서는 소수 정치인들이나 고위 공무원들의 노력과 책임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기업 또한 높은 성과와 신바람 나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이란 네트워크 속에서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고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쫓아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의 이러한 자발적 참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가진 개별적인 능력과 의욕 둥과 같은 상황을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이에 맞는 올바른 코칭을 해야 하는데 이를 '리더십 상황 이론(Situational leadership)'이라고 한다. 직원이 부족한 게 무엇인지 알아내고, 채워주는 게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때문에 최근 구성원들이 지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격려하고, 동기 부여하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그리고 구성원들이 꿈을 좇도록 촉진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팀원 전체가 공유된 목표를 정확히 알고, 참여하는 공유&참여 리더십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2020년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665명을 대상으로 퇴사 결심 사유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9.5%가 퇴사를 고민해봤다고 밝혔으며, 그중 '상사의 잔소리'가 전체의 15%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으며, '대인관계 스트레스'가 14.3%, '연봉' 13.0%, '적성에 안 맞는 업무'가 9.3%로 그 뒤를 이었다.


직장생활에서 가장 큰 행운은 바로 정명석(?) 같은 상사를 만나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출생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리더를 선택할 수 없으며, 상사를 또 내 맘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현명한 직장인들은 리더의 스타일을 알고, 이해함으로써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뭔지를 깨닫는다. 그래야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상사의 지원과 협력을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의 교훈이 필요하다.


리더십의 스타일은 두 가지로 '관계 행동'과 '과업 행동'으로 나뉜다. 또한 얼마나 사람 중심이나 일 중심이냐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뉘는데 지시형, 지도형, 지원형, 위임형 리더가 바로 그것이다. 일에 대한 관여는 많이 하지만 관계 행동은 적은 유형이 '지시형 리더'다. 만약 자신의 리더가 지시형 리더라면 일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중간보고와 피드백을 중시하는 리더일 확률이 높다.


관계 행동과 과업 행동, 이 둘 다 많이 하는 리더는 '지도형 리더'이다. 업무와 관계 모두 은근히 신경을 많이 쓰는 리더 유형이다. 관계 행동은 많이 하지만 과업 행동은 적게 하는 리더는 '지원형 리더'라고 부른다. 이 유형은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고 상의해서 일을 진행하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관계 행동과 과업 행동, 이 둘 모두를 최소화하는 리더가 있는데 '위임형 리더'라고 한다. 웬만하면 직원이 알아서 일을 처리하도록 믿고 맡기는 유형이다.


상황에 따라 즉, 직원의 상태에 따라 효과적인 리더십이 다르게 적용된다


그럼, 이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리더 유형은 누구일까? 대부분이 지원형 아니면 위임형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과거 오하이오대에서 관리자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더십 스타일과 팀 효과성의 관계'라는 연구 결과에서 보면 어떤 특정 유형의 리더십 스타일과 팀 효과성 간에는 유의미한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팀원들에게 인기 있고, 효과 좋은 리더십 스타일은 직원의 상황과 일치될 때 높은 성과와 만족도로 이어졌다고 한다.


예를 들어, 배우고자 하는 의욕은 높은데 업무 스킬이 전혀 없는 신입사원의 경우에는 오히려 지시형 리더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신입사원에게 지시형 리더십은 오히려 반발심을 주기보다는 안정감과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반면 오랫동안 업무에 대한 성공적인 경험과 풍부한 아이디어를 갖춘 베타랑 직원의 경우 위임형 리더가 더 적합할 것이다.




상사의 리더십 스타일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구성원들은 자신이 무엇이 먼저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무엇이 필요한가는 나의 업무 역량과 의욕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리더십 스타일에도 지시형, 지도형, 지원형, 위임형 등 네 가지가 있는 것처럼 직원도 '열정적 초보자(1단계)', '좌절한 학습자(2단계)', '소극적 실행자(3단계)', '자주적 성취자(4단계)' 등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이것을 직원의 발달단계라고 부른다.


회사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있다고 가정하면 역량과 의욕 중 당연히 의욕만 앞설 것이다. 배우는 열정은 넘치지만 역량은 한참 부족한 상태다. 이 단계를 '열정적 초보자'라고 부른다. 열정적 초보자의 경우 최대한 상사에게 업무의 범위, 보고 기한, 업무 진행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묻고, 중간보고와 상사의 피드백을 받음으로써 업무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신입사원의 경우 '지시형 리더'가 필요한 것이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지 1년이 다 되어갈 경우 역량은 어느 정도 커졌지만 의욕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 이유는 업무는 많아지고, 힘들어 죽겠는데 주변에서 신입사원 때처럼 도와주는 사람이 거의 없게 되어 '이 일은 나와는 맞지 않아'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를 좌절에 늪에 빠진 상태라고 해서 '좌절한 학습자'라고 부른다. 퇴사를 고민하는 신입사원 대부분이 바로 이 단계에 있는 직원들이다.


2021년 11월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에서 잡코리아에서 20~30대 남녀 직장인 343명을 대상으로 '첫 이직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이직 시기가 1년 미만이 37.5%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퇴사 원인으로서는 '업무 과다 및 야근으로 인한 개인생활을 누리기 힘들어서'가 38.6%, '낮은 연봉에 대한 불만'이 37.1%, '회사의 비전 및 미래에 대한 불안'이 27.8%, '상사 및 동료와의 불화'가 17.8%로 나왔다고 한다. 신입사원의 경우 1년간의 직장생활이 향후 롱런의 고비인 셈이다.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만약 이런 고비가 왔을 때 신입사원은 상사에게 자신의 고충을 솔직히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기본 지식은 있는데 문제 해결을 위한 응용력과 설루션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상사의 피드백을 받고 실전 경험을 추가로 익히게 된다면 좀 더 안정적인 상황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이때 가장 도움이 되는 리더가 바로 관계와 과업에 모두 관여하는 '지도형 리더'이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역량은 매우 높아졌지만 의욕이 불안정하게 되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 기본 문제는 잘 풀지만 응용 심화 문제를 풀 때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이 정도면 됐지 하고 안주하고 싶기도 하고, '그동안 내가 열심히 일했는데 충분히 보상받지 못했다'는 심리도 발동하는데 이 단계를 '소극적 실행자'라고 부른다.


이런 단계에서 소극적 실행자는 업무 이슈에 대해 심도 있게 의논할 수 있는 '지원형 리더' 유형의 상사를 만나야 한다. 이때 상사의 경우 일방적인 지시보다는 구성원들의 업무 수행을 저해시키는 것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이를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역할 부여, 새로운 기회 등을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앞의 세 단계를 모두 거치고 극복하게 되면 업무 역량도 높아지고, 의욕도 많아지는 '자주적 성취자'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일도 수준급으로 잘하지만 관계 또한 좋아 새로운 도전, 부서 간의 협력도 마다하지 않게 된다. 이 단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믿고 맡기는 '위임형 리더'가 필요하다. 만약 지시형 리더를 만나 사사건건 업무를 간섭당하다 보면 오히려 업무적으로 퇴행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이런 자주적 성취자가 업무를 위임받게 되면 팀과 회사에 엄청난 기여를 하게 된다.


개인의 역량과 의욕의 변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발달단계별로 조직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새로운 과업과 권한을 부여받게 되면 처음엔 의욕이 높지만 업무 역량 부족으로 힘들어하게 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실망과 좌절을 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 업무에 익숙해지면서 업무 역량이 높아지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각 단계별로 적합한 리더를 만나게 되면 좀 더 수월하게 다음 단계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조화를 이룰 때만이 조직의 성과와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 의욕은 높지만 업무 역량이 부족한 '열정적 초보자' → '지시형 리더십'
※ 의욕도 낮고, 업무 역량도 부족한 '좌절한 학습자' → '지도형 리더십'
※ 의욕은 낮지만 역량은 높은 '소극적 실행자' → '지원형 리더십'
※ 의욕과 역량 모두 높은 '자주적 성취자' → '위임형 리더십'


출처 : Pixabay


가장 이상적인 리더십은 구성원들에게 부족하고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조직을 깊게 들여다보면 구성원들에게 맞는 유연하고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는 매우 드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불확실성과 복잡성, 변동성이 높아진 시대적 상황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술의 발달에 비해 정신적, 행동적 변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 있다. 업무의 효율성과 효과성은 높아졌음에도 인적 자원의 축소와 업무량의 증가로 인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것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리더십은 소수 몇 명의 리더가 발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전체가 발휘해야 하는 공유와 참여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변화와 속도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수평적인 리더십으로 변모해야 조직이 살아남을 수 있다. 아울러 조직이란 네트워크 속에서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고,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조직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영원이 쫓아갈 수 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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